‘팬데믹 이전과 가격 비슷’ 가성비 좋은 여행지 인식…다른 지역에 비해 풍부한 항공편도 이점
이런 현상에는 저렴한 여행 경비가 한몫한다. 베트남은 다른 동남아 지역에 비해 20만~30만 원 더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휴양지 개념이 강한 다낭, 나트랑, 푸꾸옥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몰린다. 특히 다낭이 압도적이다.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다낭은 관광과 휴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양한 목적의 여행객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낭은 최근 한국인의 수영장 감전 사망사고로 이슈가 됐던 지역이지만, 대형 여행사들의 예약 추이로 보면 관광객 수요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수영장 감전 사고로 사망한 여행자가 패키지 여행자가 아닌 개인 여행자였기 때문에 패키지 판매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패키지여행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낭, 나트랑, 푸꾸옥은 베트남 주요 도시인 호찌민이나 하노이에 비해서도 인기가 높다. 20여 년 전부터 오가기 시작했던 여행지인 호찌민과 하노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지역인 데다 이동이 많은 관광지 개념이 강해 최근엔 인기가 덜하다. 또 위 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항공료와 현지 경비가 비싸서 여행 경비도 올라간다.
반면 다낭, 나트랑, 푸꾸옥은 숙박과 버스 대절비, 식사비 등이 하노이나 호찌민보다 저렴해 전체적인 여행 경비가 내려간다. 베트남 LCC(저비용항공사)인 비엣젯 항공 등을 이용한 39만 원대 상품도 종종 보인다. 비슷한 퀄리티의 숙소를 다른 동남아시아 휴양지보다 더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고 항공료도 저렴한 편이라 가성비 높은 동남아라는 인식이 강하다.
대형 패키지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그룹 상품이 등장했고 일정의 변화들도 있어서 전반적으로 약간의 인상은 있지만 동일 조건의 상품이라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여행 상품 가격은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주한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베트남을 방문한 관광객은 48만여 명이다. 48만 명 중 아시아인이 34만여 명이고 그중 한국 관광객이 13만여 명으로 1위다.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전 세계 관광객은 아시아인 100만여 명을 포함해 140만여 명 이었고, 이 가운데 한국 관광객이 42만여 명에 이른다. 베트남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30%가 한국 관광객이었다는 뜻이다. 2019년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가 429만여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아직 10분의 1 수준이지만 여전히 베트남에서 한국 관광객의 비중은 월등히 높다.
하나투어는 베트남 수요의 비중이 전체 상품에서 15% 이상이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또 모두투어는 10월 출발 기준 베트남 점유율이 22%로 단일 지역으로는 가장 높다고 밝혔다.
베트남 여행이 코로나19 이전처럼 활성화된 데에는 베트남행 항공이 빠르게 회복한 영향도 크다. 여행과 비즈니스 수요 등이 담보되는 점 때문에 항공사들이 가장 먼저 베트남행 노선을 확대했고, 동남아에서 가장 빠른 항공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그렇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항공 공급이 풍부했고 가격을 가장 먼저 다운시켜 관광객의 수요를 잡을 수 있었다.
여행업계에서는 ‘항공이 뜨는 곳에 여행객이 간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수요에 맞춰 항공이 뜨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항공이 먼저 뜨면 사람들이 하나 둘 가게 된다는 뜻이다. 즉 목적지가 특별해서라기보다는 항공편이 많이 뜨면 항공료가 내려가고 프로모션 등의 이벤트도 많아져 사람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관광객이 많이 가면 자연스럽게 여행지의 인프라도 늘어나고 관광객의 니즈에 맞추기 위해 여행지의 수준도 올라간다.
최근엔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와 플라이강원도 베트남 노선을 띄워 베트남 항공편은 더 늘어났다. 겨울 시즌에 맞춰 각 LCC들도 특가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대형 여행사들에 따르면 유가와 환율의 악재 속에서도 동남아 여행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70~80% 정도로 회복되고 있다. 상품 가격은 20~30% 오른 지역이 많지만 베트남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3년여 간 억눌렸던 여행 소비는 이전의 업계와 전문가 예상과는 달리 당분간은 저렴한 상품 위주로 회복될 전망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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