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프러포즈>의 한 장면. |
뉴욕주립대 심리학 연구팀은 어떤 상황에서 사내연애가 일어나기 쉬운지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사무실 책상 위치가 가까울수록 서로 함께하는 일이 많을수록 사랑에 빠지기 쉽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단순접촉 효과’라고 한다. 즉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만남의 횟수에 비례해 상승하는 것이다.
부하직원을 잘 칭찬하는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짝사랑을 받을 확률이 높다. 처음에 짝사랑으로 시작된 관계는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진다. 이런 직장 내 선후배 관계는 실제 사내연애로 결혼한 커플 중 약 30%로 가장 흔한 패턴이다. 일이 잘될 때는 같이 기뻐하고 실수할 때는 의지하는데, 그런 점이 서로에게 매력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일이 바쁠수록 의외로 사내연애가 활발하다.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연애할 틈이 어디 있나 싶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일에 부담을 느끼고 초조하면 불안한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이를 주변에 있는 이성 때문이라 여겨 연심이 싹트기 쉽다. 이는 심리학에서 ‘흔들다리 효과’라 부른다. 흔들다리를 건너면서 공포를 느껴 심박이 빨라지는 것을 뇌가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또 남녀를 불문하고 바쁘면 인기가 있다. 바빠 보이는 사람은 연애를 할 틈도 없는 사람이란 인식을 갖기 쉽지만, 예상외로 바쁜 사람은 연애 기회가 많다. 타인에게 호의를 많이 보일수록 인기가 높은 ‘호혜적 이타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항상 빈둥거리며 게을러 보이는 사람한테서 자주 연락이 온다면 ‘나를 심심풀이용으로 여기는군’이라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반면 스케줄이 빡빡해 보이는 사람이 문자나 메일을 한다면 ‘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다니!’라며 감격한다.
그럼 사내연애가 잘되지 않는다면 어떤 경우일까? 적당하지 않은 인물을 상대로 골랐을 때는 연애도 제대로 안되고 직장에서 괜히 소문만 무성해진다. 꼭 피해야 할 상대는 직장 내에서 연애를 몇 차례나 되풀이한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은 대부분 평판이 좋지 않아 자신도 도매금으로 취급되기 일쑤다.
사내연애는 웬만하면 동료들이 모르게 하는 편이 좋다. 주변 사람들이 알면 신경이 쓰이고 이래저래 피곤하다. 절도 있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나란히 출퇴근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면, 이미 직장 내 사람 대부분이 관계를 알고 있을 것이라 보는 게 낫다. 이 경우 믿을 만한 상사나 동료에게 툭 털어놓고 도움을 구하자. 최근에는 블로그나 SNS로 연애를 들키는 사례가 많다. SNS에 연애 상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안심하면 오산이다. 특정 장소에 갔다든지 어느 식당에서 뭘 먹었다든지 하는 사항을 쓰기만 해도 주변에서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