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동자’ 알고 보니 한센의 자마, ‘일동박수’ 최종 목적지는 4군 이상, ‘글로벌매직’ 최근 가장 좋은 경주
서울의 2세마 판도는 다소의 혼전 구도로 평가된다. 그동안 치러진 세 번의 대상, 특별경주에서 우승마가 모두 달랐다. 자이언트펀치, 한강에이스, 새내타운 등 매 경주 새로운 우승마가 나왔다. 부산은 반대로 판타스틱킹덤의 독주 체제로 평가된다. 루키스테익스와 아름다운질주를 석권한 이후 세 번째였던 김해시장배마저 우승하며 부산 2세마를 평정했다. 탁월한 선두력과 지지 않으려는 근성까지 겸비해 올 연말에 예정된 브리더스컵 대상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이번 회에서는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치러진 경마 중에서 다음 출전 시 관심을 가져볼 마필 4두를 소개한다.
#아침동자(국6·수)
아침동자는 현재 35승을 올리며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 33조 서인석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1월 5일 데뷔전에서 단승식 34.6배가 말해주듯 팬들의 관심밖에 있었지만,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200m 4번 게이트에서 한 박자 늦은 출발로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조금씩 스피드를 올리며 4코너에서는 중위권 끝에 따라붙었다. 9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과는 아쉽게 3위에 그쳤지만,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상당한 선전이었다.
주행 심사에서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출발이 상당히 불안했고, 결승선에서도 강렬한 인상은 주지 못한 채 1분 4초 6의 평범한 기록으로 5위로 통과했다. 따라서 데뷔전에서도 당연히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의외의 능력을 발휘하며 3위로 골인했다.
경주가 끝난 후 혈통을 조사해본 결과 금방 납득할 수 있었다. 부마 한센은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2020년 대한민국 리딩사이어에 오른 뛰어난 씨수말이다. 지난해에도 2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현재 5위를 지키고 있는 주류 혈통이다. 모마 클린업스피드는 현역시절 2군 대상경주였던 스포츠서울배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의 능력 우수마였다. 또한 첫 번째 배출한 자마 굿탱크(부: 오피서)가 암말임에도 3군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한센 자마의 수말인 아침동자는 그 이상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동박수(국6·암)
일동박수는 서울 52조 김동균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이다. 앞서 소개한 아침동자와 마찬가지로 주행 심사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으나, 데뷔전에서 기대 이상의 걸음을 보이며 깜짝 3위를 기록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2번 게이트에서 무난하게 출발하며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4코너부터 스피드를 끌어 올리며 2선에서 안쪽을 선점하며 유리하게 경주를 풀어나갔다. 세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다. 결과는 아쉽게 3위에 그쳤지만, 막판에 보여준 추입력은 매우 강렬했다. 단승식 1.3배로 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기쁨환호에 불과 1마신 뒤지는 접전을 벌였고, 막판 200m(LF) 타임은 12초 6으로 단연 일등이었다.
주행 심사에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초반 순발력이나 막판 추입력을 전혀 보이지 못한 채 시종일관 강하게 추진하면서도 밋밋한 걸음으로 간신히 통과했다. 기록도 1분 5초 3(9위)으로 매우 느렸기 때문에 데뷔전에서 단승식 배당이 100배가 넘을 정도로 관심 밖의 마필이었다.
혈통을 조사해본 결과 어느 정도는 기대치가 있다. 소위 말해 제 밥벌이는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데뷔한 모계 형제마 두 마필이 있는데, 디에코와 런던스피드가 모두 암말로서 4군까지 올랐다. 특히 런던스피드는 부마와 모마가 똑같은 전형제마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또한 주행 심사 당시에는 체중이 445kg이었으나, 한 달 만에 치른 데뷔전에서는 16kg이 늘어난 461kg이었다는 점에서 능력과 함께 체구도 급격히 커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6군에 속해있지만, 최종 목적지는 4군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매직(국4·수)
글로벌매직은 서울 28조 최상식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이다. 11월 5일 경주에서 무리한 전개를 펼치고도 3위를 기록하며, 최근 들어 가장 좋은 경주력을 발휘해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400m 12번(끝번) 게이트에서 무난하게 출발했지만, 초반 스피드 부족으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250m 지점부터 갑자기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선행에 나선 8번 옥룡 바로 뒤에 자리 잡았다. 이후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옥룡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리한 레이스를 이어갔다. 결국 막판에 덜미를 잡히며 3위로 처졌는데,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평가된다.
글로벌매직은 데뷔 초에는 선행에 나서기도 했지만, 5군에서 우승할 때는 추입으로 이겼다. 선행보다는 추입에 가까운 유형이다. 초반에는 뒤에서 힘을 안배하다가 막판에 역습을 노리는 질주 습성인데, 이번 경주는 초중반에 무리하게 선두권에 가세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레이스라고 보기 어렵다. 만약 힘을 잘 안배했더라면, 2위는 충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혈통을 분석해본 결과 크게 뛸 말은 아닌 듯하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모마 블루제라늄은 이전에 배출한 자마가 5군이 최고였기 때문이다. 현재 4군에서 다섯 번의 경주를 치르며 정체를 보였지만, 이번 경주를 통해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강한 편성을 피한다면 입상 진입이 가능해 보인다.
#하늘승리(국6·수)
하늘승리는 부산 9조 양귀선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이다. 11월 4일 실전 두 번째 경주에서 한 단계 늘어난 걸음으로 여유 있게 2위를 기록,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1000m 7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선행을 장악하려는 순간, 안쪽에서 2번 에버스타가 강하게 밀고 나오며 선두 경합이 벌어졌다. 4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들어설 때까지 두 마필의 선행 경합은 계속 이어졌다. 결승선에서도 두 마필은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했다. 결국 에버스타가 우승, 하늘승리는 0.1초 차이로 아쉽게 2위로 골인했다. 나머지 마필들은 7마신이 넘는 큰 격차를 보이며 입상권에서 멀어졌다.
데뷔전에서는 단독 선행에 나서며 유리한 경주를 펼쳤지만, 막판에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두 번째 경주에서는 무리한 선두 경합을 벌였음에도 막판까지 전혀 지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 달 사이에 힘이 찼고, 분명히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
혈통적으로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다. 부마 올드패션드는 2021년 씨수말 순위 4위를 기록했고, 올해 현재도 3위를 달리고 있는 주류 혈통이다. 모마 배블레이디는 현역시절 3군까지 진출했었고, 행운신화(2군), 해피레이디(4군), 나의나라(4군)를 배출하며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6군에 속해있지만, 개인적으로는 2군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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