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바로연이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 무료로 출시한 ‘결혼자금 견적내기’는 간단하게 자신이 원하는 결혼 수준에 따른 비용을 산출해준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앱을 실행시키면 품목에 따라 차례대로 질문이 이어진다. 가령 신부 예물의 경우 반지 혹은 목걸이만 할 것인지 아니면 둘 다 할 것인지를 묻는다. 물론 생략도 할 수 있다. 예물, 예단, 약혼식 및 결혼식 장소, 웨딩카, 신혼여행지, 가구, TV, 냉장고, 피로연, 신혼집 등을 차례대로 선택하면 최종 견적이 산출된다.
이 앱의 장점은 1분 정도면 대략적인 예산을 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 상식도 없는 상태라면 일반적인 준비 항목을 예측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결혼할 예비부부가 이 앱에 의지하기에는 지나치게 대략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를 들어 냉장고나 TV만 해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무엇보다 신혼여행 항목에 우주가 있는 것은 진지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이 앱에서 제시하는 각 문항에 최대한 돈을 절약하는 방식으로 답을 해 봤다. 예물, 약혼식, 피로연은 모두 생략하고 예단은 양말 한 짝, 신혼여행은 제주도, 예식장은 저렴한 동네 수준, 가구는 침대 하나, TV는 브라운관 구식, 소형냉장고 그리고 살 집은 다세대 주택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최종 견적은 놀랍게도 1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 사이가 나왔다. 주택 임대료 때문인 듯했다.
한 이용자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결혼하기 어렵다는 메시지와 함께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촌평했다. ‘허니문 푸어’라는 신조어가 결코 낯설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