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씻는 ‘목욕기계’ 1970 엑스포보다 한층 진화…비행 자동차와 광합성 하우스 등 혁신기술 선보여
#이동 수단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볼거리 중 하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엑스포 방문객의 이동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비행 거리는 오사카 시내에서 대회장까지 10km 정도. 택시기사처럼 전문 조종사가 탑승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2~5명이 탈 수 있는 기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 기업으로는 스타트업 ‘스카이드라이브’와 ‘테트라·에비에이션’이 2025년 실용화를 위해 각축을 벌인다.
예를 들어 스카이드라이브는 2인이 탑승할 수 있는 전기 비행 자동차를 개발 중이다. 후쿠자와 도모히로 최고경영자(CEO)는 “엑스포를 통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강렬하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엑스포에서 소개한 후 사업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테트라도 2인승 기체를 선보일 예정이다. 총 32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되며, 2개의 스틱으로 간단하게 기체의 기울기와 고도를 바꿀 수 있다. 나카이 다스쿠 대표에 의하면 “마치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처럼 조작법이 쉽다”고 한다.
무엇보다 두 회사가 힘을 쏟는 것은 안전성 확보다. 첫 체험인 만큼 안전성이 수반되지 않으면 실용화가 어렵기 때문. 남아 있는 기간 동안 비행시험을 반복해 100% 안심할 수 있는 기체를 개발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로봇 배우’가 드라마에서 열연
“인간과 로봇의 공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지 이미지화하고 싶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테마 프로듀서인 이시구로 히로시 오사카대 교수는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인간형 로봇(안드로이드) 연구의 권위자다. 인간처럼 대화하고 움직이는, 표현력이 풍부한 안드로이드 개발에 주력해왔다. 특히 2006년에 발표한 ‘제미노이드 HI-1’은 자신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생명의 미래’가 테마인 파빌리온에서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 배우’를 등장시킬 예정이다. 50년 후 미래가 배경으로 병원, 학교, 회사 등의 촬영 장면에서 자율형 로봇과 원격조작 아바타(분신) 로봇이 인간과 함께 연기를 선보이는 것. 로봇은 의사나 교사 역할로 등장해 가까운 미래 사회를 표현한다.
올해 개발된 안드로이드 ‘오르타4’는 2020년 두바이 엑스포에 출전한 오르타3의 진화판이다. 동작축이 43개에서 53개로 늘어나면서 표정은 물론, 몸의 움직임이 훨씬 풍부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얼마 전 연주자들과 교감하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시연 행사도 가졌다”고 한다.
오르타는 오케스트라, 피아노 반주 등에 맞춰 노래도 부를 수 있다. 다가오는 엑스포 무대에서는 오페라에 출연해 안드로이드끼리 대사를 주고받으며, 노래를 선사할 것으로 전해진다. 일렉트로닉 음악가 시부야 게이치로는 “장래적으로는 가사도 즉흥적으로 만들어 부를 수 있을 것”이라며 “3년 뒤 오르타가 어디까지 가능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소 에너지 생산하는 ‘미래의 집’
이번 엑스포에서는 인공광합성으로 에너지원을 창출하는 ‘미래의 집’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오사카 공립대학과 주택건설 대기업 ‘이다그룹홀딩스’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식물은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영양분인 포도당과 산소로 바꾸는 광합성 작용을 한다. 여기서 착안한 ‘인공광합성’은 태양광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수소나 메탄올 같은 화학 원료를 만드는 기술이다. 일본은 관련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다그룹홀딩스는 “엑스포에서 인공광합성 하우스 공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인공광합성으로 수소를 생산해내며, 에너지원으로 쓰는 집이다. 현재 오키나와현에 거점을 둔 연구센터가 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다. 엑스포에서 어디까지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는 실증시험의 진척에 달렸다. 우선 실제 크기의 규모에서 예상대로 장치가 가동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수소뿐만 아니라 태양광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같은 산업용 물질을 만드는 연구도 진행한다. 연료 이외의 유용한 화합물을 생성할 수 있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50년 오사카의 미래 생활상
오사카부·시가 출전하는 파빌리온에서는 ‘2050년 오사카 생활상’을 그리는 준비가 한창이다. 일례로 인공지능(AI)이 센서를 통해 피부나 혈관 상태 같은 신체 정보를 분석해 개인 맞춤 식사와 운동, 미용 방법 등을 제안한다. 방문객이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동안 생체 정보를 모아 건강 상태를 진단해주는 방식이다.
원격 수술과 장기 재생 같은 첨단의료도 선보일 예정이며 캡콤, 고바야시제약 등 16개의 민간기업이 참가한다. 이 가운데 욕실용품 제조회사 ‘사이언스’는 “현대판 인간 세탁기를 전시한다”고 발표했다.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화제를 모은 전시 중 하나가 유선형 캡슐 속에 들어가 앉기만 하면 몸을 자동으로 씻어 주는 ‘인간 세탁기’였다. 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여기서 한층 진화했다. 몸이 깨끗해지는 동시에 아름다운 영상을 보면서 ‘마음’도 씻어 주는 힐링 공간을 제공하는 것. 최종적으로는 ‘질병의 예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인 오사카대학의 간키 데루오 교수는 “목욕시간을 쾌적하게 함으로써 심신의 건강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전했다. 욕조 등받이 부분에는 3개의 은색 장치가 있는데, 심박 수를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스트레스 상태인지 이완 상태인지를 파악해 AI가 건강 상태에 따라 리프레시 효과가 있는 동영상을 보여준다. 영상은 360도로 펼쳐지기 때문에 욕조에 몸을 담그면서 다양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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