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사건 관련 형사처벌 받지는 않았지만 ‘진심 어린 사과 없어’ 곱지 않은 시선
이 영화는 2019년 3월 소위 ‘정준영 단톡방 사태’가 계기가 됐다. 바로 감독이 10대 시절을 바친 스타가 정준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개봉한 지 한 달 뒤 10월 25일 로이킴이 컴백했고, 11월 10일에는 용준형도 컴백했다. 이런 추세라면 정준영도 언젠가 컴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019년 3월 ‘정준영 단톡방 사태’가 불거지면서 정준영과 FT아일랜드 소속이던 최종훈, 빅뱅 소속이던 승리(본명 이승현) 등이 바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형사처벌까지 받았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소속이던 용준형과 씨앤블루 소속이던 이종현도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공유 받았지만 형사처벌은 피했다. 용준형은 바로 하이라이트 탈퇴를 선언했고 한 달 뒤인 2019년 4월에 군에 입대했다.
이종현은 문제의 정준영 단톡방 멤버였지만 이미 군 복무 중이었던 터라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종현의 침묵에 3월 15일 씨앤블루 팬들이 먼저 ‘씨앤블루 이종현 퇴출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을 정도다. 결국 이종현은 8월 28일에서야 씨앤블루에서 공식 탈퇴했다. 정준영 단톡방 사태 이후 5개월여 만의 공식 탈퇴인데 그나마도 결정적 도화선은 그 즈음 불거진 한 여성 BJ(인터넷 방송인)에게 부적절한 내용의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냈다는 의혹이었다.
한편 로이킴은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됐지만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형사처벌은 피했다.
정준영 단톡방 사태가 불거지고 3년 7개월가량 지난 올 10월 로이킴이 공식 컴백했다. 정준영 단톡방 사건 관련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로이킴은 2020년 2월 소속사를 통해 “로이킴이 속해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은 문제의 대화방과는 다른 별도의 대화방”이라며 “2016년경 포털 사이트 블로그의 이미지 1건을 휴대폰으로 스크린 캡처해 대화방에 공유한 것이 확인됐다. 이 행위가 의도와는 상관없이, 음란물 유포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경솔한 행동을 한 것을 깊이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로이킴이 적어도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 공유와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다만 여기서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충분하고 소추 조건이 구비되어 있어도 가해자의 기존 전과나 피해자의 피해 정도, 피해자와의 합의 내용, 반성 정도 등을 검사가 판단해 기소를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로이킴은 3개월 뒤인 2020년 5월 자작곡인 신곡 ‘살아가는 거야’를 발표했고, 6월에 군에 입대했다. 군 입대에 앞서 연예계 컴백 여지를 분명히 해 놓은 로이킴은 군 복무를 마친 뒤 앨범 준비 기간을 거쳐 10월 25일 오후 5시 네 번째 정규앨범 ‘그리고’ 발매 기념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며 컴백했다. 이 자리에서 정준영 단톡방 사태 관련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로이킴은 “지난 4년 동안은 음악이 제 인생과 제게 있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시기였다”는 소회만 밝혔다.
보름여 뒤인 11월 10일 용준형이 EP 앨범 ‘로너(LONER)’를 발매하며 컴백했다. 하이라이트를 탈퇴한 용준형은 군에 입대했다가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입돼 지난해 2월 소집해제 됐다. 이후 독립 레이블 ‘블랙 메이드’를 차리고 ‘로너’를 발매했다.
로이킴과 달리 용준형은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 공유와 직접 관계가 있다. 2019년 3월 11일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용준형은 “정준영 관련 그 어떤 단톡방에도 있었던 적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렇지만 3일 뒤인 14일 “2015년 말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을 찍었던 사실을 알았다”며 “개인 대화방을 통해 공유받은 불법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며 입장을 번복해 관련 의혹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날 용준형은 하이라이트를 탈퇴했다.
용준형 역시 로이킴처럼 문제의 정준영 단톡방 멤버는 아니다. 그렇지만 그는 개인 대화방을 통해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봤으며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영상에 대해 뭔가 언급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부적절한 대화는 주고받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n번방 사건’에서는 단순 시청자도 처벌을 받았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 5항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아닌 데다 관련 법 조항도 정준영 단톡방 사태 이후인 2020년 6월 2일에 개정됐다. 이런 까닭에 용준형의 단순 시청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정준영 단톡방 사태가 불거진 뒤 정준영, 최종훈, 승리 등이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용준형과 이종현 등의 은퇴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됐지만 바로 군에 입대하거나 이미 군 복무 중이라 별다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용준형은 하이라이트 탈퇴 3년 8개월 뒤인 11월 10일 컴백했다.
컴백 EP 앨범 ‘로너’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용준형은 “저는 그 어떤 단톡방에도 속해있지 않았다”고 밝힌 뒤 “당시 대화에 잘못된 부분이 있음을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잘못을 바로잡지 못한 걸 뉘우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식 사과이긴 하지만 이를 진심 어린 사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는 뒷말이 무성하다.
은퇴 선언을 한 정준영, 최종훈, 승리와 은퇴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단톡방 멤버였던 이종현의 컴백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물의에 휘말렸던 연예인들이 오히려 그 논란을 노이즈 마케팅 삼아 컴백하는 일이 연예계에선 자주 있었다. 성범죄 관련 연예인만큼은 컴백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컴백한 사례가 분명 존재하긴 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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