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4일 대낮에 대로변에서 40대 여성이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녀는 인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박은희 씨(가명)였다.
그날도 손님 머리를 손질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 남성이 들이닥쳤고 밖으로 도망치는 은희 씨를 쫓아가 대로변에서 무참히 살해했다. 그 범인은 바로 은희 씨 남편, 한 아무개 씨(가명)였다.
주변 사람들은 은희 씨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며 안타까워했고 아들은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큰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20년 가까이 결혼 생활을 이어왔던 부부였지만 지난 9월 은희 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몇 달 전부터 남편은 은희 씨의 외도를 의심했고, 은희 씨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남편은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아내를 폭행했다.
경찰에 의해 분리조치가 이루어지고 접근금지 가처분까지 신청했지만 남편은 은희 씨를 찾아가 끝내 흉기를 휘둘렀다. 그런데 은희 씨가 사망한 뒤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녀의 외도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대체 은희 씨가 거짓으로 외도를 인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에 자녀들은 큰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그런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남편 한 씨가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짓 외도까지 인정하고 이혼하고자 했던 아내, 그리고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그 날의 사건을 파헤쳐봤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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