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하지만 김건희 여사 논란에 성과 묻혀…역대 대통령과 달리 지지율 추락, 다시 20%대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4박 6일간의 동남아 순방에서 한·미·일, 한·미, 한·일, 한·중 정상회담을 모두 성사시키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대해 “우리 외교의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자평했다. 김성한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11월 16일 브리핑을 통해 “인태(인도태평양)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 발표를 통해 우리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원칙을 제시했다. 미국 일본 중국 아세안 정상과 연쇄적으로 만나 우리의 생존, 안전, 미래 먹거리 확보에 대해 치열하게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순방의 핵심 성과를 △독자적인 인태전략 발표 △한-아세안 연대구상 발표 △한미동맹 강화 위한 구체적 조치 논의 △한·미·일 3국 협력 확대 △기시다 일본 총리와 첫 정식 정상회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등 6가지로 나눠 정리했다.
이러한 대통령실의 외교성과 자평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이었던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2주 전 조사에 비해 오히려 2%포인트(p)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2주 전 조사에 비해 2%p 오른 62%를 나타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직무 지지율은 하락해 20%대를 보였다. 한국갤럽이 15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29%, ‘잘 못하고 있다’는 61%를 기록했다. 전주 같은 조사보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모두 1%p 감소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직무수행 긍정·부정 응답 이유다. 긍정평가자들과 부정평가자들 모두 답변 이유로 ‘외교’가 각각 12%와 9%로 가장 높게 나왔다. 한국갤럽 측은 “최근 4주간 윤 대통령 직무평가와 여당 지지도의 표면적 변화는 거의 없고, 대통령 직무평가 이유만 달라졌다”며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 ‘외교’가 최상위로 부상, 취임 후 세 번째 순방을 바라보는 유권자의 상반된 시각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국제외교에 정통하다고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언제부터 한·미, 한·일, 한·중 정상회담을 했다는 게 성과라고 평가할 정도로 한국 외교의 수준이 떨어졌느냐”며 “정상회담을 하고도 윤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지 않아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제대로 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이 발표한 내용은 기존의 양국 간 입장을 반복하거나, 오히려 후퇴한 게 아닐까 우려되는 내용도 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의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평가하던데 계속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11월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빈손 외교를 넘어 아무런 실익도 없었다”며 “어쩌면 국익을 위태롭게 하는 진영대결의 장기말이 된 것 아닌가 우려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해외순방 과정에서도 논란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해외순방에 오르기 전부터 MBC 기자를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해 문제가 됐다. 정상회담 과정에서는 공동취재단을 출입시키지 않고, 대통령실 전속취재로 진행했다. 이 와중에 윤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 두 명과 1시간 동안 환담을 나눈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에 직면했다.
또한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을 불참하고 현지 의료 취약계층을 방문하는 비공개 일정을 소화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특히 김 여사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소년을 안고 있는 사진을 두고 야권에서는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 ‘빈곤 포르노’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결국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쟁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덮어 지지율 반등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순방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해외 정상의 정상회담과 그 성과가 부각돼야 한다. 그런데 순방을 떠날 때마다 대통령보다 부인 김건희 여사에 더 관심이 쏠린다. 그것도 부정적 이슈가 더 많다”며 “그러다보니 해외순방을 통해 지지율 상승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을 뜯어보면 ‘잘 못한다’보다 ‘매우 잘 못한다’는 강한 부정층이 더 높다. 이들은 긍정평가로 쉽게 돌아서지 않는다. 진보층과 중도층이 등을 돌리다보니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있는 것”이라며 “해외 순방을 다녀왔다고 지지율이 오를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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