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서울 문래동 올댓마인드 바둑경기장에서 열린 일요신문배 바둑대회에는 전국에서 123명의 꿈나무들이 모여들었다. 고등 최강부, 중등 최강부, 고등부 갑조, 중등부 갑조로 나뉘어 대국을 치른 이들은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반상 위에서 유감없이 뽐냈다.
대회를 주최한 일요신문사 김원양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대회가 재개되어 바둑 꿈나무 여러분들을 현장에서 만나게 되어 반갑다”면서 “얼마 전 열린 삼성화재배 바둑대회를 정말 흥미진진하게 시청했다. 특히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최정 9단이 일본과 중국 한국의 정상급 남자 기사들을 상대하는 모습은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줬다. 한편으론 승부욕이 지나쳐 상대 기사는 물론 바둑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은 패배의 아픔도 성숙하게 받아들여 발전의 계기로 삼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대회는 더블일리미네이션 예선리그 3회전을 거쳐 본선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이다. 총 호선으로 진행하고, 덤은 6.5집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5분에 20초 초읽기 3회를 준다. 각 부문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겐 장학금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4강은 장학금과 상장, 8강 입상자는 상장과 부상이 주어진다.
참가자들은 시합 전 서로 친분을 나누며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국이 시작되자 집중력을 발휘하며 신중한 자세로 대국에 임했다. 대회장을 찾은 학부모들도 경기에 방해가 될까 따로 마련된 검토실에서 조용히 대국을 지켜봤다.
더블일리미네이션 예선과 본선 토너먼트로 진행된 대회는 오후가 되자 결과가 속속 드러났다. 아쉽게 탈락한 학생들은 결과지를 본부석에 제출했고 일부는 만족감을, 또다른 일부는 아쉬움을 표하며 대국장을 떠났다. 오후 5시가 넘어서며 각부 입상자가 속속 배출됐다.
가장 먼저 끝난 고등부 갑조에서는 한국바둑고에 재학 중인 김태우 군이 우승을 차지했고 문지빈 군(매원고)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등부 최강에서는 조성빈 군(류동완 바둑도장)이 우승, 박정현 군(양천대일도장)이 준우승했다.
고등부 갑조 우승을 차지한 김태우 군은 “한국바둑고 2학년에 재학 중이며 목표는 프로입단”이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인터넷바둑 사이트에서 9단을 둔다”는 그는 본인의 기풍에 대해 “전투보다는 치고 빠지는 스타일의 실리형”이라고 소개했다.
또 고등 최강부 우승을 차지한 조성빈 군은 “올해 들어 각종 바둑대회에 많이 참가했지만 지난주 전주에서 열린 이창호배 8강 입상이 최고 성적이었는데 이번에 우승해 무척 기쁘다”고 말하면서 “두텁게 두며 우세를 잡아가는 스타일의 바둑을 구사하고 싶은데 아직 뜻대로 되진 않는다”며 멋쩍게 웃었다.
또 중등부 갑조에서는 윤다우 군(세종 옥득진 바둑도장)이 우승, 김요한 군(충암중)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늦게 끝난 중등부 최강부에서는 이민석 군(장수영 바둑도장)이 우승, 김기언 군(양천재일바둑도장)이 준우승했다.
중등부 갑조 우승을 차지한 윤다우 군은 “세종시 옥득진 바둑도장에 적을 두고 있으며 현재 세종시 지역연구생”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면서 “평소 인터넷 대국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바둑공부를 하고 있고 유명 프로기사들의 대국을 복기하는 것도 중요한 공부”라고 밝혔다. 윤다우 군을 비롯해 김태우, 조성빈 군은 가장 좋아하면서도 닮고 싶은 기사로 신진서 9단을 꼽았다.
또 중등 최강부 우승을 차지한 이민석 군은 자신을 연구생 3조라고 소개하며 “코로나 이후 온라인 바둑대회만 열리다가 최근 오프라인 대회가 많이 생겨 대회 참가가 즐겁다”고 말하면서 “승부가 끝난 후 상대와 복기를 할 수 있어 좋았고, 얼굴을 마주보며 하는 대국이 승부욕도 더 생기는 느낌”이라며 오랜만의 대면 대국을 반겼다.
제6회 일요신문배 전국 중고생 바둑왕전은 일요신문사·한국중고바둑연맹이 주최하고, 대한바둑협회가 주관했다.
제6회 일요신문배 전국 중고생 바둑왕전 입상자 명단
▲고등 최강부
우승 조성빈(류동완 바둑도장), 준우승 박정현(양천대일도장), 3위 강현재, 3위 양종찬
▲중등 최강부
우승 이민석(장수영 바둑도장), 준우승 김기언(양천대일바둑도장), 3위 김상원, 3위 조상연
▲고등부 갑조
우승 김태우(한국바둑고), 준우승 문지빈(매원고), 3위 박해든(한국바둑고), 3위 정예건
▲중등부 갑조
우승 윤다우(세종 옥득진 바둑도장), 준우승 김요한(충암중), 3위 박대현(금호중), 3위 이용준(명현중)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