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상금 규모면에서 보면 카타르 월드컵은 역대 가장 비싼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FIFA의 통 큰 결정 덕분이다. 몇 년 전부터 FIFA는 월드컵 상금을 대폭 인상해왔으며, 이번 대회도 물론 예외는 아니었다. FIFA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배정한 총상금은 4억 4000만 달러(약 6000억 원)다. 이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보다 4000만 달러(약 540억 원) 늘어난 액수며, 총상금 3억 5800만 달러(약 4900억 원)였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보다는 무려 8200만 달러(약 1100억 원) 많은 액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팀이 가져가는 상금, 즉 우승 상금은 역대 최대인 4200만 달러(약 570억 원)다. 러시아 월드컵 우승국이었던 프랑스에게 돌아간 상금은 이보다 400만 달러(약 60억 원) 적은 3800만 달러(약 510억 원)였다.
월드컵 우승 상금은 지난 4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큰 폭으로 올라가기 시작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부터였다. 당시 FIFA는 각국 국가대표팀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던 상태였다. 월드컵 대회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축구팀이나 선수들에게는 그 수익이 충분히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일 월드컵 우승 상금은 800만 달러(약 100억 원)였다.
이런 불만을 받아들인 FIFA 측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우승 상금을 2000만 달러(약 270억 원)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그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30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그리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3500만 달러(약 470억 원)를 우승 상금으로 지급했다. 매우 큰 금액 같지만 사실 꼭 그런 건 아니다. FIFA가 대회를 치를 때마다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수익에 비하면 대양 위에 떨어진 물 한 방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에는 약 46억 달러(약 6조 20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입원은 단연 중계권료다. 전세계 방송사에 중계권을 판매해서 받은 금액은 26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 밖에 스폰서 및 마케팅 계약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 정도다. 현재 카타르 월드컵 공식 파트너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비자, 현대-기아자동차, 카타르항공, 완다그룹, 카타르에너지 등 7곳이다.
우승국을 제외한 다른 팀의 상금은 얼마나 될까. 준우승국에게는 3000만 달러(약 390억 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3위와 4위 팀에게는 각각 2700만 달러(약 360억 원)와 2500만 달러(약 340억 원)가 지급된다. 8강에 진출한 팀들은 17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16강에 진출한 팀들은 1300만 달러(약 175억 원)를 가져간다. 조별리그에 진출한 32개 팀 모두에게는 900만 달러(약 120억 원)가 지급된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얼마를 벌까. 2018년 우승국이었던 프랑스의 경우에는 23명의 엔트리 선수들에게 평균 48만 달러(약 6억 5000만 원)씩 돌아갔다. 선수들에게 얼마씩을 지급할지는 FIFA가 정해놓은 특별한 규정은 없다. FIFA는 각 팀이 선수들에게 얼마만큼의 몫을 지급할지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상금 외에 선수들이 받는 보너스 액수도 짭짤하다. 실제 나라마다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따로 지급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월드컵 출전 기회를 통해 돈방석에 앉는 경우는 많다. 가령 독일은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경우 각 선수들에게 약 40만 달러(약 5억 4000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독일이 3위에 그치면서 이 공약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 밖에도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호주는 엔트리에 포함된 23명의 선수들에게 각각 22만 6000호주달러(약 2억 원)를 보너스로 지급했다. 그리고 16강에 진출할 경우에는 모든 선수들에게 추가로 29만 호주달러(약 2억 6000만 원)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해놓은 상태다.
월드컵 개최국은 어떨까. 개최국에게도 월드컵은 남는 장사일까. 대답은 ‘아니오’다. 사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국가들의 계산서는 흑자보다는 적자인 경우가 태반이다. 이에 대해 카타르의 민영방송사인 ‘알자지라’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회 준비 과정에서 경기장 건설, 호텔 건설, 교통망 확충 등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이렇게 투자한 비용의 대부분은 종종 회수되지 않는다. 적어도 현금으로서는 그렇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카타르는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약 3000억 달러(약 400조 원)를 투자했다. 호텔과 레저 시설 건설, 도로망 정비, 철도 시스템 구축 등 주변 인프라 건설에만 2000억 달러(약 270조 원)가 넘는 돈을 지출했다.
이렇게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는데도 개최국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까닭은 대회를 통해 발생하는 대부분의 수익이 FIFA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가령 대회 중계권료로 벌어들이는 돈은 전액 FIFA 몫이다. 티켓 판매 대금도 마찬가지로, 전액 FIFA가 100% 소유한 자회사가 챙긴다. 마케팅 권한도 FIFA가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월드컵에서 FIFA는 마케팅 계약으로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물론 이 돈이 전액 FIFA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건 아니다. FIFA는 4억 4000만 달러의 총상금을 포함해서 대회 전반에 걸친 주요 운영비용을 거의 대부분 부담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운영비용으로 17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 정도가 소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가는 적자를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알자지라’는 평가했다. 월드컵이라는 대형 국제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소프트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세계에 그 나라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하고, 그 나라가 투자를 하거나 혹은 사업을 하기에 적합한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알자지라’는 올바로만 관리된다면 대회 준비를 위해 지출한 비용은 앞으로 그 나라의 경제가 확장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건설된 도로와 교통 시스템은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자국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 나라의 어린이들이 운동을 시작하도록 장려하며, 결과적으로는 국가 의료시스템에 경제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이 모두는 유형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무형의 가치 또한 그에 못지않게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날두’ 위에 음바페? 월드컵 몸값 ‘톱5’
#킬리안 음바페(23세, 국적: 프랑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
‘포브스’에 따르면, 2022-2023시즌 음바페가 벌어들인 돈은 1억 2800만 달러(약 1730억 원)에 달한다. 연봉으로 받은 돈은 1억 1000만 달러(약 1500억 원)며, 광고 및 스폰서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1800만 달러(약 240억 원) 정도다. 현재 음바페는 나이키, 디올, 위블로, 오클리, 파니니, EA스포츠, 소라레 등과 계약한 상태다.
#리오넬 메시(35세, 국적: 아르헨티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연봉은 6500만 달러(약 880억 원)며, 광고를 비롯한 기타 수익은 5500만 달러(약 74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발롱도르 7회를 수상한 메시가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10억 달러(약 1조 원)가 넘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세, 국적: 포르투갈, 소속팀: 없음 )
2022-2023시즌 연봉은 4000만 달러(약 540억 원)였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나이키, 허벌라이프, 라이브스코어 등과의 파트너십 계약으로 6000만 달러(약 8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지난 7월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수년간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첫 NFT(대체불가토큰)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방출돼 현재 소속팀이 없는 상태다.
#네이마르(30세, 국적: 브라질,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
2022-2023시즌 연봉은 5500만 달러(약 740억 원)며, 이 밖에 광고와 스폰서 계약으로 3200만 달러(약 43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세, 국적: 폴란드, 소속팀: FC 바르셀로나)
올해 FC 바르셀로나로 옮긴 레반도프스키의 이적료는 약 4500만 달러(약 600억 원)였다. 이적 후 출전한 18경기에서 18골을 넣으며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재 연봉은 2700만 달러(약 360억 원)며, 경기장 밖에서 올리는 수입은 800만 달러(약 108억 원) 정도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