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먼저 들여다볼 말은 34조 마방의 국6군 3세마 연주대군이다. 지난 2월 12일 국6 1200m 경주로 데뷔전을 치르며 가능성을 보여준 말이다. 당시 12번 게이트에서 최원준 기수가 기승해 발주 직후 옆말과 충돌하며 후미 외곽에서 전개를 했고, 3코너 무렵까지 약간 제어하며 말몰이를 했다. 직선주로에 들어서면서 제대로 추진을 시작했는데, 몇 차례 채찍을 대긴 했으나 비교적 괜찮은 뒷걸음을 보이며 6위를 기록했다. 경주기록은 18.7초였고 라스트 화롱(결승선 직전 마지막 200미터) 기록은 13.5로 무난했지만, 결승선이 가까울수록 점점 걸음이 살아났고 결승선 통과 뒤 50미터 지점쯤에선 오히려 선두에 나설 정도로 여력이 있는 모습이었다. 향후 경주에서는 전개만 잘 풀린다면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마는 일본 경마 중장거리 경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인그란디어, 모마는 남아공 경마에서 1276m 우승 기록을 지닌 올더라이트무브즈다.
다음으로 살펴볼 말은 44조 마방의 국6군마 투사캣이다. 3전을 치른 3세마인데 직전 경주인 2월 12일 국6 1200m 경주에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뒷걸음을 보여줘 앞으로 주시해볼 필요가 있는 마필이다. 당시 7번 게이트에서 심승태 기수가 기승했는데 발주 직후 헛발을 딛는 바람에 4코너 무렵까지 맨 후미에서 경주를 전개했지만 직선 주로에서 채근하며 밀자 쑥쑥 올라와 4착을 댔다. 인기 1위마로 2위를 기록한 메이로즈와는 3마신 차가 났고 기록은 1분 18.5초에 그쳤지만, 라스트 화롱은 12.8로 단연 돋보이는 뒷걸음이었다. 스타트만 보완한다면 향후 입상권에 이름을 올릴 만한 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부마는 미국 경마 중단거리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스톰캣의 자마인 크릭캣, 모마는 2000년대 초중반 과천벌에서 중단거리 경주에서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거뒀던 미래투사다.
끝으로 2월 주행검사에서 눈길을 끈 신마 두 마리를 소개한다. 먼저 11조 마방의 국6군마 머니파티를 보자. 2월 17일 주행검사에서 8번 게이트서 김귀배 기수가 기승했는데 초중반과 직선주로의 모습이 전혀 달랐던 말이다. 당시 출발은 선두권과 나란히 머리를 내밀 정도로 양호했으나 제어를 하며 점점 뒤로 처졌고 후미의 말들을 30미터쯤 앞으로 보낸 뒤 맨 후미에서 중반 이후부터 제대로 밀며 레이스를 전개했다. 4코너를 외곽으로 크게 돈 후 직선주로에서 채찍 몇 방을 대며 강하게 추진했는데 뒷걸음이 인상적이었다. 주행기록은 1분 06.1초로 무난했으나 라스트 화롱은 12.5로 총알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부마는 미스터프로스펙터의 자마로 미국 경마 1150m 경주에서 우승을 기록한 듀앨러티. 스피드와 순발력을 보유한 혈통이라 향후 입상이 기대되는 잠재력 우수마다.
49조 마방의 국6군마 엘레나 또한 제대로 성장해나간다면 앞으로 우수한 성적을 올릴 만한 신마로 평가받고 있다. 2월 17일 주행검사에서 1분 07.3초의 기록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은 뒤 1주일 만인 24일 다시 주행검사에 나서 1분 04.9초의 호기록으로 2위로 합격했다. 당시 외2군마인 서울의강자, 국4군마인 동방진주 등 상위군 마필들과 함께 뛰었는데 발주 뒤 약간 제어하며 후미로 처졌다가 큰 추진 없이 순발력을 발휘해 3코너 무렵에는 무난히 중위권에 합류하는 걸음을 보였다. 이후 4코너를 외곽으로 돈 뒤 약채근하며 추진했는데 뒷걸음이 12.8로 좋았고 여력도 있는 모습이었다. 부마는 브라질과 미국 경마에서 17전 9승을 기록했던 피코센트럴. 잔디와 모래 양대 주로에서 모두 뛴 피코센트럴은 모래 주로에서 더 두각을 나타냈는데 2004년 3연승하던 당시 1300m에서 1분 15.35초, 1400m에서 1분 20.22초의 빼어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장수 프리랜서
신진 기수 등짐 감량 때론 ‘결정타’
경주마는 산지, 연령, 말의 상대적 능력, 성별, 수득상금과 승리 횟수 등에 따라 저마다 다른 부담중량을 안고 경주로에 나선다. 각기 정해진 등짐을 짊어지고 주로에서 뛰는 셈인데 일반적으로 경주마는 경주거리가 늘어날수록 부담중량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체구가 작은 말이나 암말의 경우 그런 경향이 더욱 큰 편이다.
단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던 암말이나 체구가 작은 말들이 중장거리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기에는 타고난 혈통과 섭식 상태, 조교 내용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변수 중 하나가 바로 부담중량이다.
경마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부담중량 1㎏의 차이는 시간상으로 약 0.33초, 거리상으로는 약 4.8m(2마신)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한다. 체구가 작은 암말이 평소보다 무거운 부담중량을 짊어지고 중장거리 경주에 나설 경우 저조한 기록을 낼 수 있고, 반대로 평소보다 가벼운 부담중량을 안고 경주에 나선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
이따금 신진 기수들이 일반적인 경주 예상과 달리 호성적을 기록하며 이변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상당 부분 부담중량과 무관하지 않다. 연차가 낮고 승수가 적은 기수에겐 경주마의 부담중량을 일정량 감량해주는데 여기에서 비롯되는 상대적인 이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경주의 경우 10승 미만의 기수는 4㎏, 10승~20승 미만의 기수는 3㎏, 20승~30승 미만의 기수는 2㎏, 30~40승 미만의 기수는 1㎏의 감량 이점을 안고 경주마에 오르게 된다.
신진 기수들은 노장 기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주 노하우와 경륜에서 뒤지지만 ‘등짐’에서는 유리한 측면이 있는 셈이다. 만약 상승세의 신진 기수가 체구가 작은 암말에 기승할 경우 해당 마필의 전력을 다시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경주를 예상할 때 부담중량이라는 변수를 대입하면 흥미로운 추리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