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핵산검사 폐지, 베이징 등 주요 도시 동참 ‘여론 달래기’…괴담은 집중 단속 나서
11월 27일 기준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22명이다. 해외 유입 확진자가 74명이었고, 나머지는 본토에서 발생했다. 추가 사망자는 없었다. 주요 도시별로 살펴보면 광둥성이 1347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베이징 840명이었다. 확진자와 별도로 집계되는 무증상 감염자는 3만 6525명이었다. 신규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합하면 4만 명이 넘는다.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전염은 다소 억제되는 양상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일일 추가 환자 수와 신규 감염자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 전문가는 “이번 코로나19 주요 균주는 면역 탈출 능력이 더 강하고 전파 속도는 더 빠르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무증상이 많아 제때 발견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퍼질 것이다. 학교가 위험하다”고 했다.
최대 경제도시 선전은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권장했다. 또 당과 정부 기관 직원들의 출근을 제한했다. 선전에선 11월 27일 기준 확진자 65명, 무증상 감염자 72명이 보고됐다. 선전 당국의 관계자는 “상황은 심각하고 복잡하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주요 도시에선 임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인력 이동도 엄격히 제한했다. 공공시설은 모두 문을 닫았다. 학교에선 인터넷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상하이는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디즈니랜드 운영을 중단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상하이시 측은 “11월 29일부터 디즈니랜드는 잠정폐쇄될 것이다. 예매 입장권은 모두 환불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전에 비하면 다소 느슨한 조치이긴 하지만, ‘코로나 제로’인 줄 알고 일상으로 돌아갔던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왜 우리만 마스크를 쓰고 있나”라는 의문들이 쏟아졌다. 일부 지역에선 이런 기류들이 과격한 시위 형태로 표출되기도 했다.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은 당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집계, 백신의 효능 등을 문제 삼았다.
이런 가운데 11월 30일 공개된 광저우의 조치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에선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위챗 등에서도 뜨거운 화제를 끌었다. 이날 광저우는 “과학적이고 정확하게 위험구역을 설정하겠다. 코로나19 핵산검사 범위를 확대하지 않고, 의료직군 등 특정인을 제외하곤 검사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전염병 예방 및 통제 브리핑을 발표했다.
11월 29일 기준 광저우 코로나19 확진자는 286명이었다. 무증상 감염자는 6995명이었다. 적지 않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광저우가 핵산검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뒤숭숭한 여론을 염두에 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광저우시 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 장흘은 “과학적인 역학조사, 백신접종 강화를 전제로 모든 핵산검사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위해 광저우시는 위험구역을 정확하게 구분하되 최소화하기로 했다. 감염자 거주지, 전염병 확산 위험이 높은 작업지 등을 고위험지역으로 정할 예정이지만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임의로 확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봉인 해제 조건을 충족하면 그 즉시 이를 시행한다. 장흘 대변인은 “전염병 예방 및 통제로 인한 대중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광저우시는 백신접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엄격한 통제보단 예방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이다.
다른 도시들도 광저우 조치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그중 베이징이 눈길을 모은다. 베이징은 코로나 확진자 및 무증상 감염자가 광둥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도시다. 그만큼 통제도 엄격하게 이뤄져왔다. 하지만 베이징도 결국은 ‘백기’를 든 모양새다.
베이징은 11월 30일 모두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코로나19 검사를 일부에 대해선 면제한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장기재택 노인, 3세 미만 영유아,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 등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날 베이징은 599개 고위험지역 중 222개를 해제하는 조치도 같이 발표했다. 베이징 측은 “전염병 예방 및 통제가 인민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앙 정부의 요구 사항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 주요 도시의 전염병 통제 정책 완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와 함께 당국은 ‘코로나 괴담’을 퍼트리는 세력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에 나섰다. 최근 우한의 쉬 아무개 씨는 ‘코로나 1호 고시’라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온라인상에 올렸다. 여기엔 당국이 2년여 전에 단행했던 도시의 전면적 봉쇄를 고려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것은 물론 허위다. 공안은 쉬 씨를 긴급 체포해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명일보의 위민 논설위원은 “전염병 예방과 통제는 인민의 생활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 복잡한 상황이지만 이럴수록 더욱 온화하고 진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줘야 한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전염병 통제를 위해선 대중들의 걱정거리를 세심하게 해결해야 하고, 생활보장을 위해 최적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기본적인 영역에 방역이 침투하는 것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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