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에서 내린 서 씨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시신을 유기한 이유가 있냐”,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도착한 최 씨도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들어갔다.
이들은 2020년 1월 초 경기도 평택시 자택에서 태어난 지 15개월 된 딸이 숨지자 신고하지 않고 시신을 숨긴 혐의를 받는다.
딸이 숨지기 약 일주일 전부터 열이 나고 구토를 하는 등 아팠지만 서 씨는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혐의도 받는다.
또,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최 씨 면회를 위해 2019년 8월부터 딸 사망 전까지 70여 차례에 걸쳐 돌 전후의 딸을 집에 둔 채 외출해 상습적으로 아동을 방임․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딸 사망 이후 양육수당 등 330만 원을 부정수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씨는 딸의 시신을 김치통에 옮겨 서울 서대문구 소재 자신의 본가 빌라 옥상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서 씨는 현재 동거남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데리고 와 딸이 실종된 게 아니라고 주장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형사사건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이들의 범행은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어린이집 등록을 하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기도 포천시가 지난달 27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3년 만에 발각됐다.
서 씨는 “아침에 보니 아이가 죽어있었다”며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건 금방 나을 줄 알고 그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머리뼈 왼쪽에 구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구멍이 사망 전에 생긴 것인지 사망 후에 백골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는 정밀 감식이 필요한 상태다. 독극물과 약물 검사에서 이상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