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으로 <웃고 또 웃고>는 결방되고 있지만 여전히 MBC 개그맨들의 아이디어 회의는 계속되고 있다. MBC 16기 공채 개그맨 박초은 역시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부친을 비롯해 친가와 외가가 모두 교육가 집안인 터라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한 박초은은 부모님의 바람에 따라 지난해 초엔 잠시 유치원 교사로 변신하기도 했다.
“내가 개그우먼인 걸 모르고 KBS <개그콘서트(개콘)> 유행어를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며 분노했어요(웃음). 그때 개그가 뜨려면 유치원에서 먼저 떠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치원 애들은 매일 유행어가 바뀔 정도로 트렌드에 민감하거든요. 유치원에서 개그 본능을 감추며 살아가려 했지만 <웃고 또 웃고>가 방송을 시작하면서 다시 방송국으로 복귀했죠.”
개그우먼 치고는 상당한 미모다. 당당히 자신이 공중파 방송 3사 공채 개그맨 가운데 최고의 미녀라고 얘기할 정도다. 개그우먼으로 데뷔하기 직전까지 박초은은 모델로 활동했다. 이종석과 함께 모델로 활동했던 이들이 스타로 발돋움한 모습을 보면 부러움과 동시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박초은은 방송인 낸시 랭이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당시엔 그의 모델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에게 최고의 미녀 개그우먼 경쟁자는 누구일까.
“경쟁자는 당연히 없죠. 같은 해 데뷔한 KBS 곽현화가 더 미인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저는 인정할 수 없어요. 데뷔 당시만 해도 제가 훨씬 더 미모로 주목받았으니까. <개콘>의 인기로 인해 곽현화가 뜨면서 외모도 주목받고 있지만 MBC 개그 프로그램만 부활하면 제가 최고의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거예요.”
<개콘>이라는 확실한 브랜드를 앞세운 KBS와 달리 MBC 공채 개그맨은 어려움이 많다. <개그야>를 통해 데뷔한 박초은은 MBC 개그 프로그램이 거듭해서 폐지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웃고 또 웃고> 역시 파업에 의한 결방이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프로그램이 폐지돼 쉬는 기간이 많았어요. 연예 리포터, 교양 리포터 등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대학로 연극 무대에 서기도 했어요. 연극에선 코믹한 역할이 아닌 여자 독립운동가로 출연했었죠. 드라마도 한 편 찍었고. 활동 영역을 넓히니 다행히 불러주시는 곳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개그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어요. 개그맨은 개그로 떠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거든요.”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