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앵무새들은 이미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팔다리와 목에 마비 증상이 있거나, 혀가 마비돼 음식물을 삼킬 수 없다. 심지어 눈을 깜박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마비 증상을 보인 새들은 결국 대부분 죽는다. 바닥에 추락한 채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그대로 차에 치이거나, 굶어 죽거나, 혹은 다른 포식자나 개미들에게 잡아 먹히기도 한다. 이렇게 목숨을 잃는 앵무새들은 매년 수천 마리에 달한다.

이 밖에도 납 중독, 티아민, 아연 또는 셀레늄 결핍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고, 또 어떤 수의사들은 목 척추 손상 때문이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그럴듯한 추측은 앵무새가 10월과 6월 사이에 주로 먹는 어떤 야생 식물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계절성이라는 점, 그리고 호주의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한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그 식물이 어떤 식물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그리피스대학의 조류 전문가 대릴 존스는 ‘ABC뉴스’에서 “야생에는 수많은 종류의 꽃들과 엄청난 종류의 야생 식물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식물들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연관성을 알지 못한다. 식물 때문일 수 있다고 의심은 하지만 어떤 식물이 원인인지, 왜 그런지는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출처 ‘시드니모닝헤럴드’.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