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조르자 멜로니. 유럽 곳곳에서는 '최초 여성 총리'라는 타이틀 보다는 '100년 만의 극우 성향의 총리'라는 점에 주목했다.
멜로니는 과거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고 강경 이민 정책을 내세워 유럽 내 중도·좌파 진영으로부터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불린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극우 파시즘 정권을 수립한 지 정확히 100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다시 극우 성향 정부가 등장하면서 유럽 곳곳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지 이탈리아만이 아니다. 2022년 유럽 곳곳에서 극우 정치세력들이 선전하며 진영 갈등은 더욱 극심해졌다. 파편화되는 유럽이 지금 세계에 보내는 신호는 과연 무엇인가.
한편 지난 2012년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라 10년째 집권 중인 중국 시진핑 주석이 세 번째 집권에 성공했다. 시진핑의 3연임이 확정되는 제20차 공산당 당대회 날 전 세계의 이목을 끈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었다.
바로 당대회 도중 돌연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퇴장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다. 완벽한 각본대로 진행되는 중국 당대회에서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과연 후진타오 퇴장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시진핑은 5년간 중국을 이끌 최고 지도부 7명 전체를 시진핑계로 물갈이하며 자신의 남자들로 채웠다. 집단 지도 체제를 구축하고 유지해온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붕괴되고 시진핑의 1인 독재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질서를 꿈꾸던 시진핑이 불과 한 달여 만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중국 곳곳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시진핑 퇴진 등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었고 시진핑은 집권 이래 전례 없는 대규모 저항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내부 문제를 바깥에서 풀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무대는 바로 아시아, 타이완이다.
타이완과의 통일은 시진핑의 장기집권 명분이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이른바 '중국몽'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퍼즐이다.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 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 세계는 지금 일촉즉발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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