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 변이 대응 예방효과 높고 부작용 적어…전문가들 “새로운 우세종 BN.1에도 효과 있어”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 위원장이 개량백신 동절기 추가접종을 당부하며 한 말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고 여기고 있다. 정기석 단장의 사례처럼 백신을 접종하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2021년 가을과 겨울에 대부분의 국민이 2차까지 접종을 마쳤지만 2022년 초 오미크론 대유행이 몰아쳐 백신을 접종하고 한두 달 만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경험을 가진 국민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백신이 감염 예방 효과는 다소 떨어지지만 중증화 예방 효과는 탁월하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무증상이나 가벼운 증상만을 겪은 국민들이 많지만, 백신의 중증화 예방 효과인지 오미크론 변이와 그 하위 변이들이 전파력이 강해진 반면 증상이 약해졌기 때문인지를 국민들이 분별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백신을 접종했지만 심각한 증상을 경험한 이들도 적지 않다. 경험을 통해 낮은 감염 예방 효과는 실감했지만 중증화 예방 효과를 피부로 느낀 국민은 많지 않다. 게다가 여전히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백신 추가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기석 단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여전히 백신 접종이 코로나19를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2가 백신은 감염 예방 효과까지 탁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2가 백신은 매우 좋은 백신으로 이제 감염 예방 효과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면서 “감염 예방 효과가 아직 실제 데이터로 나오진 않았는데 항체가가 매우 높다. 이 정도면 감염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항체가’는 특정 항원에 대한 항체의 정도를 의미하는데 혈액 내 항체를 측정해 특정 미생물의 감염 여부나 질병의 경과를 진단한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BA.4와 BA.5 변이가 우세종인 9월부터 11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36만 명을 분석한 결과 ‘2가 백신 추가 접종 그룹’이 ‘기존 백신 2~4회 접종 그룹’보다 감염 예방 효과가 28~56% 높게 나타났다.
또 하나의 걱정은 백신 부작용이다. 혹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보다 백신 접종 이후 더 아팠다고 얘기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2가 백신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설명한다. 정기석 단장은 “현재 나오고 있는 2가 백신의 부작용률은 그 전 백신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을 만큼 매우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제 이상 사례 신고율로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92차 코로나19 예방접종 안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4일 0시 기준 2가 백신에 대한 이상 사례 신고율은 접종 1000건당 모더나 BA.1은 0.42, 화이자 BA.1은 0.25, 화이자 BA.4/5는 0.29다. 이는 전체 누적 신고율 3.63(화이자 단가 백신 3.03, 모더나 단가 백신 4.50)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게다가 12월 12일부터는 동절기 추가접종 대상이 18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확대됐다. 12~17세 청소년 가운데 2차 기초접종을 마친 뒤 3개월이 지났다면 2가 백신 접종이 권고되는데 사전예약과 당일접종 모두 가능하다. 사전예약자는 오는 19일부터 2가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세 이상 접종을 허가한 2가 백신은 화이자 BA.1와 BA.4/5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미 2가 백신 접종이 시작된 미국에서 12~17세 청소년이 보인 2가 백신 접종 이상 사례의 94.3%는 ‘주사부위 통증, 피로, 발열’ 등 일반적 증상이었다. 아직 국내에선 접종이 시작되지 않아 청소년층 2가 백신 이상 사례 신고율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미 2가 백신을 접종한 성인의 이상 사례 신고율이 기존 백신의 10분의 1 이하임을 감안하면 역시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최근 분위기가 다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BA.4와 BA.5 변이에서 BN.1 변이로 우세종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BN.1 변이는 소위 ‘켄타우로스’라 불리는 BA.2.75의 하위변이로 BA.2.75.51로 명명됐다가 9월부터 BN.1으로 재명명됐다. 11월 5주(11월 27일~12월 3일) 변이 별 검출률을 보면 기존 우세종인 BA.5는 67.8%로 전주(77.5%) 대비 10.3%포인트(p) 떨어졌지만 BN.1 변이는 전주(7.7%) 대비 5.5%p 오른 13.2%를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에서는 BA.5 계열 변이인 BQ.1과 BQ.1.1이 우세종이 돼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BQ.1과 BQ.1.1의 검출률이 각각 1.4%와 6% 수준이지만 검출률이 계속 증가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 유행 양상 역시 우세종이 기존 BA.5에서 BN.1, 내지는 BQ.1과 BQ.1.1로 변화하며 유행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만 6852명이라고 발표했다. 90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 달 넘게 최대 7만 명대로 유지되던 신규 확진자 수가 8만 명대를 기록하며 상승 전환됐다. BN.1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만 명대를 정점으로 겨울 유행이 예상보다 빠르고 약하게 끝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새로운 우세종의 등장으로 다시 겨울 유행 규모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10만 명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BA.1, BA.4, BA.5 등의 변이에 특화된 2가 백신은 존재하지만 BA.2.75 변이에 대한 특화 백신은 아직 없다. BN.1 변이는 BA.2.75 하위 변이인 만큼 2가 백신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그래도 2가 백신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효과가 있다고 나오고 있어 BN.1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뉴시스 인터뷰에서 “BA.2.75과 BN.1 특화 백신은 없지만 BA.5와 BA.2.75가 BA.2에서 갈라져 나온 변이인 만큼 현재의 2가 백신도 어느 정도 감염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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