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에 대해 “조그마한 게 당차다. 키워야 한다”고 극찬했다. 유명 연예인 A 씨 역시 “내가 지금 구상하고 있는 게 경기지사다. 경기도(지사)는 김은혜(당시 국회의원)가 돼야 한다”며 “그런 사람(김 의원)이 돼야 위에 있는 분이 편하다”고 호응했다.
이어 경기지사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천공은 “유승민이 나오면 안 되는데”라고 우려를 표했다. A 씨가 “유 전 의원은 야비하다. 대구에 나와야 하는데, 대구에 홍준표 의원 가고 박근혜 전 대통령 오시니까 (경기지사 출마한다). 말도 안 된다. 그냥 그만두든지”라고 비판하자, 천공은 “그만둘라 하다가 지금 이렇게 계시된 거다”라고 말했다.
실제 김은혜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 밑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공보단장을 역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당선인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대변인으로 활동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4월 6일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국민의힘에선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유승민 전 의원이 뛰고 있었다.
이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앞서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유 전 의원을 제거하기 위해 김 대변인을 ‘자객공천’한 것이라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실제 ‘윤심’이 반영됐는지 국민의힘 다수 의원·당협위원장이 김은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김 후보는 경선에서 민심에 밀리고도 유 전 의원을 꺾어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지방선거 본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에게 49.06% 대 48.91%, 0.15%포인트(p) 차이로 석패하고 말았다.
낙선 이후 김은혜 수석은 2개월여 만에 이번엔 대통령실로 돌아왔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추락해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실 인적쇄신 목소리가 쏟아지자, 윤 대통령은 8월 18일 김은혜 수석을 신임 홍보수석비서관으로 내정했다.
김은혜 수석은 이후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미국 순방에서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대해 김 수석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다” “‘이 XX’는 미국 의회가 아니다”라고 반박해 논란을 부추겼다. 또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주고받은 사실이 언론에 포착돼, 운영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로부터 퇴장조치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김 수석을 질책하거나 경질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 원내대표가 김 수석을 국감 자리에서 퇴장시킨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일부 친윤계 의원들에게 불만을 표했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이날 천공은 지난 3월 대선에서 초박빙 접전을 벌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와 인천 득표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와 인천에서 각각 50.94%와 48.91%를 득표해, 45.62%와 47.05%를 얻은 윤석열 후보에 승리했다.
그럼에도 천공은 “윤 대통령이 ‘경기도에서 졌다’하는데, 진 게 아니다. 경기도 ‘작업’을 제일 많이 했다. 작업해가지고 빠진 거다. 경기도도 이겼다. 경기도하고 인천하고 작업을 제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천공은 이날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작업’이 구체적으로 무얼 의미하는지 추가로 설명하진 않았다.
다음은 천공과 유명 연예인 A 씨가 이와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 일부다.
A 씨: 제가 지금 이제 구상하고 있는 게 경기도지사. 경기도는 김은혜가 돼야 하고 (중략) 좀 신선한, 좀 참신하고, 좀 정치를 안 했더라도 열심히 이렇게 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돼야 돼요. (중략) 그런 사람들이 돼야 위에 있는 분이 편하지. 아휴, 그거 뭐 옛날 오랫동안 케케묵은 사람들은.[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①] “윤석열 대통령 출마, 내가 시켰다”
천공: 경기도도 따라 키워야 되고. 저 쪼매난(조그마한) 게 당차. 그거 키워야 돼.
A 씨: 누가 당차요?
여자: 김은혜 씨(경기지사 후보).
천공: 야 키워야 돼. 국민특사로.
A 씨: 그러니까요.
천공: 유승민(전 의원)이 나오면 안 되는데.
A 씨: 걔는 야비한 게 대구에 나와야 되잖아요. 대구에 홍준표 가고, 박근혜 전 대통령 오시니까 ‘여기 왜 왔지?’ 말도 안 되는 거예요, 그거. 그냥 그만두든지.
천공: 그만둘라 하다가 지금 이렇게 계시된 거지.
A 씨: 아, 계시예요?
천공: 그런데 지금 경기도가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졌다 그러는데 진 게 아니에요. 경기도 작업을 제일 많이 했어. 작업을 해가지고 빠진 거예요. 경기도도 이겼다고. 경기도하고 인천하고 작업을 제일 많이 했거든. 그래갖고 민주당이….
[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②] “석열이 수원고검장, 내가 가지 말라 했다”
[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③] “내가 종인이 자르는 방법을 그때 쓴 거지”
[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④] “한동훈이 차기? 택도 없는 소리”
[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⑥] “뽑아 놨으니 빛나게 해야…‘윤’으로 딱 붙어”
[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⑦] “윤석열은 ‘목’ 체질…이해가 돼야 움직여”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