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은 '윤석열 조언자' 의혹에 대해 지난해 11월 23일 신동아 인터뷰에서 "누가 묻건 답을 할 뿐이다" "대선 출마 선언 후에는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후에도 사석에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의 코치처럼 발언했다.
천공은 대선이 끝난 후 수도권 모처에서 A 씨 등 지인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이제부터. 이제부터 뽑아놨으니까 이 사람을 빛나게 해야 돼. 무조건이야. 방법이 없어"라고 주문했다. A 씨가 "저희가 지금…"이라며 걱정하는 듯 말하자 천공은 "드(들어) 갈 때까지만 가만 놔뒀다가, 드(들어) 가면 그때부터 작업 들어가야 돼…"라고 했다.
또 천공은 A 씨에게 "이제 윤(윤 대통령)으로 딱 붙어버려"라고 지시했다. A 씨가 "윤(윤 대통령)이 잘할 수 있도록 지방선거를 다 먹어야 됩니다"라고 말하자 이에 대답하면서다. 천공은 "일단 무조건 거기(윤 대통령)로 딱 붙어줘요" "붙으라고" "윤(윤 대통령)으로 딱 붙어버려"라며 세 차례나 강조했다.
실제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천공은 유튜브에 김건희 여사가 어떠한 활동을 해야 하는지, 대통령이 초심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계속 해야 하는지 등 윤 대통령 내외에게 조언하는 강연 영상을 다수 올렸다.
천공이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관련해 발언한 영상은 극소수였다. 내용도 비판적이었다. 천공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관해선 5월 15일 강연에서 "이재명 대통령 출마자가 내(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안 됐다고 해서 싸우려고 드는데 안 됐을 때는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는 기본적으로 3년은 해야 한다"며 "자중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천공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모친 간호를 이유로 6월 지방선거에 불출마한 것에 대해선 4월 24일 강연에서 "가족 중에서 할 일 없는 사람이 병 수발을 하는 것"이라며 "왜 부모님이 암에 걸렸을까. 내(박영선 전 장관)가 세상에서 할 일을 바르게 못 해서"라고 폄하했다. 또 "박영선 전 장관은 조금 더 갖추는 데 노력을 한다면 기회가 또 온다"며 "뭐로 갖춰? 정법(천공 강연) 들으십쇼"라고 주문했다.
천공은 대선 이후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명 연예인 A 씨에게 "다음에 국회의원 나갈래? 내년 봄에, 지금부터 준비해갖고"라며 정치 입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천공이 A 씨에게 먼저 국회의원 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누가 묻건 답을 할 뿐"이라는 천공의 언론 인터뷰 발언과도 배치된다.
다음은 천공이 A 씨와 나눈 대화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천공: 어차피 잘 될 거야.[천공 35분 녹음파일 단독공개①] “윤석열 대통령 출마, 내가 시켰다”
A 씨: 너무 멋있어요.
천공: 이제부터 시작이야. 이제부터. 이제부터 뽑아놨으니까 이 사람을 빛나게 해야 돼. 무조건이야. 방법이 없어. 빛나가지고 이 빛으로 해갖고 국민들한테 도움이 되게 해야지. 이제부터 시작이야.
A 씨: 저희가 지금….
천공: 드(들어) 갈 때까지만 가만 놔뒀다가, 드(들어) 가면 그때부터 작업 들어가야 돼.
A 씨: 이제 지방선거 공천 작업도 하잖아요. 윤 당선인이 5월 10일날 취임… 윤이 잘할 수 있도록 이 지방선거를 다 먹어야 됩니다.
천공: 일단 무조건 글로 딱 붙어줘요.
A 씨: 그렇죠.
천공: 붙으라고.
A 씨: 예예
천공: 이제 그, 윤으로 딱 붙어버려.
(중략)
천공: 다음에 국회의원 나갈래?
A 씨: 아니, 그건…
(중략)
천공: 조금 이따가 봄 되면 내년 봄에 지금부터 준비해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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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