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오리지널 아님에도 해외 열풍 주도…팬들 이례적인 ‘스핀오프’ 요청까지
#막장 아니어도 화제성 1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자극적인 소재나 뚜렷한 선악 구도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압도적인 화제성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 이름조차 생소한 신생 케이블 채널의 존재감까지 끌어올렸던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그야말로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키며 6월 29일부터 8월 18일까지 방영 내내 화제성 1위를 지켰다.
대부분의 케이블 채널 오리지널 작품이 그렇듯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시작은 미미했다. ‘믿고 보는 박은빈’을 주연으로 내세웠으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의 재판 이야기라는 소재와 신생 케이블 채널의 드라마라는 점은 초반 시청률을 끌어당기기엔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개 직후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단숨에 시청률 10%를 넘었다. 마지막 화인 16화엔 전국 17.5%, 수도권 기준 19.2%(닐슨코리아 기준)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당시 지상파 수목드라마의 시청률 추이에 견줘도 폭발적인 증가세였으며 2022년 상반기 미니 시리즈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로 기록됐다.
한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MBC 예능 ‘무한도전-토토가 특집’(2015)의 기록을 넘어 10년 내 프로그램 선호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월 이후 이뤄진 같은 조사에서 전 채널, 전 장르를 통틀어 경신한 기록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로도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어권 국가 부문을 포함한 시청 순위에서 전체 1위에 등극해 또 다른 이슈를 낳았다. 2022년 10월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머’와 ‘기묘한 이야기 시즌4’, 오리지널 영화 ‘그레이 맨’ ‘퍼플 하트’와 함께 히트작으로 꼽힌 유일한 한국 작품이다.
#“진양철 외전 내줘” 요구 빗발치는 ‘재벌집 막내아들’
2022년 상반기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견인했다면 하반기는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 역시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같은 방송사 작품이자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1위인 ‘부부의 세계’(28.4%)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12월 24~25일 마지막 2회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송중기의 차기작으로 먼저 관심을 받았지만, 공개 후 가장 큰 화제성을 보인 것은 극 중 순양그룹의 창업주 진양철 회장 역할을 열연한 이성민이다. 6%대의 시청률에서 출발해 14회에서 24.9%(전국 기준)로 4배 이상 뛴 것 역시 이성민이 연기한 진양철의 존재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에 시청자 누구도 이견이 없다.
이 덕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종영 후, 진양철을 중심으로 순양그룹의 설립기를 그린 스핀오프 드라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국내 작품 중에서 주인공이 아닌 캐릭터의 외전에 관심이 온전히 집중되는 것은 ‘재벌집 막내아들’이 최초다.
해외에서는 아시아 최대 OTT 플랫폼인 Viu(뷰)가 공급하고 있으며 Viu의 현지 파트너사인 라쿠텐 비키 등 글로벌 OTT 플랫폼도 공개하고 있다. 공개 직후 첫 주 기준(11월 23일) 라쿠텐 비키의 서비스가 론칭된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50여 개 국가에서 시청 1위에 등극했다. 넷플릭스처럼 영어권 국가 위주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공개되지 않더라도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파죽지세’ JTBC와 ‘안전제일’ tvN
‘스카이캐슬’(2018)과 ‘이태원 클라쓰’(2020), ‘부부의 세계’(2020) 이후 다소 침체했던 JTBC는 올해 상반기 간 쌓은 뒷심을 하반기에 터뜨렸다. 앞서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 연애 잔혹사'를 시작으로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역시 높지는 않지만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독특한 대사와 설정으로 호불호는 갈리지만 고정적인 팬덤을 형성한 '나의 해방일지'도 어느 정도 화제성을 갖췄다.
이후 공개된 작품들 대부분은 예상만큼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연말 '재벌집 막내아들'이 완벽하게 화제를 일으키면서 다시 한번 JTBC 드라마에 눈길이 쏠렸다. 이 열기를 내년 1월 7일 방영 예정인 이보영 주연의 후속작 ‘대행사’가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같은 방송사의 신작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가 직전 작품인 ‘인사이더’의 낮은 시청률로 인해 초반 시청자 결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행사’는 tvN ‘마인’ 이후 이보영의 복귀작이라는 점과 전작의 인기를 도움닫기로 이슈 선점이 어렵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또 다른 드라마 명가 tvN은 JTBC나 ENA 같은 시청률의 폭발적인 급상승보단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며 존재감을 유지했다.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이 tvN 역대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우리들의 블루스’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전 최고 화제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논란의 서예지를 내세웠던 수목드라마 ‘이브’와 지성의 1인 2역이 이슈였던 ‘아다마스’가 예상보다 큰 관심을 끌지 못하긴 했어도 tvN의 시청 고정층 덕에 괜찮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 하반기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과 ‘슈룹’으로 두터운 시청층을 확보한 tvN은 이 기세를 이어 시즌제 작품의 속편으로 2023년 상반기 화제성 선점에 나섰다. 먼저 홍자매 작가의 판타지 무협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환혼’의 파트2인 ‘환혼: 빛과 그림자’가 12월 10일 방영을 시작해 내년 1월 18일까지 2023년 tvN 드라마의 첫 포문을 연다. 여기에 허준호·고수의 콤비 케미스트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미씽: 그들이 있었다 2’,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시즌 2’도 순차적으로 방영된다. 팬덤이 이미 형성된 작품들이 새롭게 유입된 시청자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
나훈아,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예매 전쟁 끝 광속 매진... 암표 거래 기승
온라인 기사 ( 2024.10.29 21:30 )
-
"활동 의지 여전했는데…" 배우 송재림, 향년 39세 사망 '비보'
온라인 기사 ( 2024.11.12 19:45 )
-
'경영권 분쟁' 나비효과? 하이브 경영진 잇단 '국정감사 출석' 속사정
온라인 기사 ( 2024.10.18 1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