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은 ‘골때녀’ ‘나혼산’에, 김민재·황인범은 ‘유퀴즈’에…일각선 경기력 약화 우려도
#김진수는 부부 예능 도전
카타르 월드컵의 최고 수혜자는 단연 조규성 선수다. 그는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가나전에서 헤더로 잇따라 두 골을 넣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비록 가나전은 패배했지만, 국민들의 희망을 살리며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놓았다는 측면에서 그의 골은 의미가 컸다.
게다가 조규성의 빼어난 외모는 국내를 넘어 월드컵을 지켜보는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 결과 월드컵 이후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291만 명까지 치솟았다. 귀국하자마자 각종 뉴스의 단골손님으로 초대됐던 그는 화보 촬영에 이어 본격적인 예능 나들이를 시작한다.
그 시작은 12월 14일 방송된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이었다. 그는 ‘골때녀’의 FC 아나콘다 소속인 주시은 SBS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SBS ‘8 뉴스’에 출연했고, 이 모습이 ‘골때녀’를 통해 전파를 탔다. 물론 ‘골때녀’를 통해 그의 예능적인 면모를 볼 순 없었다.
조규성의 일상은 12월 23일 방송되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처음으로 볼 수 있다. 12월 16일 방송 말미에 그가 등장하는 장면이 예고편으로 노출되기도 했다. 20일 공개된 예고편에서 “자취한 지 3년 정도 된 축구선수 조규성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개인 훈련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음 시즌을 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저강도보다는 고강도 운동을 한다. 색깔이 강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본방송에서는 조규성이 조카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고기를 구워서 먹여주는 등 ‘조카바보’ 다운 삼촌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외에도 그는 방송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녹화에도 참여한다.
또 다른 월드컵의 주역인 김진수 선수는 부부 예능에 도전한다. 6세 연상 스포츠 아나운서 출신 아내인 김정아와 함께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등장한다. 그는 월드컵 후일담뿐만 아니라 방송 최초로 아내의 모습을 포함한 일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민재와 황인범도 나란히 유퀴즈 나들이에 나섰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유퀴즈는 월드컵 기간에 맞춰 12월 14일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을 초대했고, 21일에는 김민재·황인범을 만났다. “상대 팀으로 김민재 선수를 만나면 버거운 상대가 아니냐”는 유재석의 질문에 황인범이 김민재를 가리키며 “안 가죠, 이쪽으로”라고 말하는 등 그라운드 밖 그들의 훈훈한 우정이 눈길을 끌었다.
월드컵이 배출한 스타들은 각종 패션지의 표지도 장식한다. 보그 코리아는 2023년 새해 첫 커버 모델로 조규성을 점찍은 뒤,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포르투갈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은 명품 브랜드 구찌를 비롯해 더블유코리아, 마리끌레르 등 패션지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현역 선수들의 예능 참여, 문제없나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경기가 열릴 때가 되면 방송가는 분주해진다. 방송 전에는 유명 선수 출신들을 대거 기용해 중계진을 꾸리고, 대회 기간 내내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펼친다. 대회가 끝난 후에는 메달리스트를 비롯해 대중에게 각인될 만한 족적을 남긴 스포츠 스타들을 앞 다투어 섭외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20 도쿄올림픽 직후에는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를 비롯해 양궁의 김우진, 김제덕, 안산 등이 ‘섭외 1순위’였다. 메달이 확정되던 순간의 환희와 대회 뒷이야기를 선수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 또한 높다.
하지만 잦은 예능 출연이 선수들의 경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운동 외적인 부분에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고, 방송 녹화 시간이 긴 것을 고려할 때 그들의 연습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가 관계자들은 “큰 대회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도 재충전을 위한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런 시간을 활용해 참여하는 것”이라면서 “유행이 금세 바뀌듯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낳은 스타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도 역시 한 달을 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기표현에 익숙한 MZ세대의 성향상 방송 활동에 관심이 많은 스포츠 스타도 늘고 있다. 현역 선수가 운동과 방송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들은 “경기력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개인적 활동을 일일이 제약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본업인 운동선수로서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대중의 지지 역시 얻지 못할 수밖에 없다. 단체 경기의 경우 팀 성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활동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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