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시작됐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시도에 맞서고 있다. 당장 검찰이 통보한 소환일인 12월 28일에는 출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의 광주 일정이 있기 때문에 시간도 안 될 뿐 아니라, 민주당 구성원 대부분이 검찰의 일방적 통보를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2월 28일 출두 불가가 곧 출두 거부를 의미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윤석열 정권의 야당 탄압을 상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날이라도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반대로 검찰 소환에 응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소환이 체포 영장의 전 단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야당 탄압에 응할 수 없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의 소환이 곧바로 이재명 대표의 기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불기소할 수도 있고, 기소는 하되 불구속 기소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의혹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 영장 청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만일 언젠가 검찰이 체포 영장을 청구해 영장이 발부된다고 가정하면,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도 처리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 여론조사가 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응답자의 53.1%가 노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국민들 절대 다수는 방탄 국회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런 여론 추이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현재까지는 단일대오로 수사에 대해 저항하고 있지만, 총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자신들의 행동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의원들의 불안감은 가중될 수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9.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지지율보다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야당 탄압 프레임이 여론의 호응을 받고 있다면, 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는 나타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 승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언제까지 단일대오로 수사 정국에 맞서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론에 부각되지만, 정작 리더십은 잘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현재 상황은 사법 리스크에 저항하는 정당, 야당 탄압만을 외치는 정당으로 비치기 쉬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래저래 민주당 의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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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