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사연마
15조 마방의 국6군 3세 수말인 탐라파워는 직전 경주에서 경마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마필이다. 3월 3일 국6 1000m 경주에 출주해 선입 작전으로 입상을 노렸으나 직선주로 결승선 앞 100~200m 구간에서 옆 말인 워밍하트의 내측 사행으로 인해 계속 방해를 받고 불운의 4위에 머물고 말았다. 당시 뒷걸음이 살아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입상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순발력을 지닌 마필이라 향후 경주에선 전개가 잘 풀린다면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마는 중단거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스톰캣의 자마인 매켄지패스다.
◇ 신예마
먼저 들여다볼 마필은 34조 마방의 외4군마 비바라슬램이다. 3세 암말로 직전 2월 26일 혼4 1000m 경주에 출주해 5위에 그쳤지만 발전 가능성을 보여줘 주목받고 있다. 당시 10번 게이트서 서도수 기수가 기승해 발주 뒤 별 추진 없이 후미권에서 경주를 전개했는데 3코너 무렵부터 순발력을 발휘하며 최외곽으로 올라와 중위권에 가세했었다. 또한 4코너도 최외곽으로 돈 뒤 직선주로에서 채찍을 대긴 했으나 양호한 뒷걸음을 보여줬다. 기록은 1분 03초로 무난한 편이었으나 화롱타임은 12.7이었고 여력도 있는 모습이었다.
직전 경주가 5개월 만의 복귀전이었고 이제 2전을 치른 신예마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마필로 평가된다. 부마는 미스터프로스펙터의 손자로 미국 경마에서 1550m 경주 우승 등 중거리에서 활약한 그랜드슬램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말은 54조 마방의 국6군 3세 수말인 왕포. 2월 26일 국6 1200m 경주로 3전째를 치렀는데 직선주로에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뒷걸음을 선보이며 2위 마필과 코 차로 3위를 기록했다. 1위마인 국5 아폴로와도 채 1마신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박진감을 선사했다. 당시 이혁 기수가 기승해 경주 초반에 전개가 꼬이면서 추입작전을 폈는데 화롱타임은 12.7로 단연 돋보이는 걸음이었다. 순발력을 갖춘 혈통이라 스타트만 보강되면 향후 더 나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마는 미국 경마 중단거리에서 활약한 피코센트럴. 이 말은 17전을 치르면서 1296m 우승 등 모두 9승을 올리며 128만여 달러를 상금으로 수득한 바 있다.
◇ 모 아니면 도
향후 조교와 실전을 거치며 경험을 쌓고 마필의 힘이 올라올 경우 복병마 역할을 할 수 있는 마필 두 마리를 소개한다. 우선 살펴볼 말은 43조 마방의 국6군 3세 수말인 파비우스. 1월 29일 국6 1200m 경주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11번 게이트서 토시코 기수가 기승해 추입으로 전개하며 6위를 기록했다. 당시 경주 기록은 1분 18.0초이고 화롱타임도 14.2로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발주 뒤에 제대로 밀지 못하고 뒤늦게 추진을 시작했고, 직선주로에서 다소 내측 사행기를 보여 왼손 채찍만 대다가 만 점을 감안하면 더 걸음이 나올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스타트가 보강되고 인코스 주행을 하거나 힘이 찰 경우 복병마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듯하다. 520㎏대의 체구가 당당한 말로 부마는 미스터프로스펙터의 손마인 리설인스트러먼트. 평균 우승거리는 1558m로 중단거리서 고른 성적을 올린 혈통이다.
또 다른 복병마는 44조 마방의 국6군 3세 수말인 금자동이다. 지난해 9월 주행검사에서 11번 게이트에서 53㎏ 부중의 장추열 기수가 기승해 선입으로 전개하며 1분 04.5의 기록으로 1위를 기록해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실전에서는 제 걸음을 못 보이고 있는 마필이다. 주행검사 때와는 달리 지금까지 4번의 실전을 치르면서 모두 초중반까지 말을 제어하며 맨후미에서 추입으로 경주를 전개해 중하위권 성적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컨셉트윈의 자마로 순발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혈통이라 힘이 찰 경우 선입으로 강공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발조교 등 조교 모습의 변화상을 지켜보고 마필의 투지가 엿보인다면 한 번쯤 복병마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장수 프리랜서
뒷바람 불면 선행마 유리
봄은 기후 변화가 심한 계절이다. 경주로 역시 기후에 따라 ‘심술’을 부리기에 경주를 추리할 때 날씨라는 변수를 꼭 대입해 봐야 한다. 비라도 내려 경주로의 습도가 달라지면 경주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의 방향도 중요하다.
결승선 뒤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면 선행마들이 쉽게 지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11일 경주에서도 바람의 영향을 받아 하루 종일 선행마들이 선전을 했다.
흔히 습도에 따라 경주로는 불량(20% 이상), 포화(15~19%), 다습(10~14%), 양호(6~9%), 건조(1~5%) 상태로 구분된다. 비가 와서 경주로가 포화 상태가 되면 대체적으로 경주기록이 양호해지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경주마의 발굽이 모래에 깊숙이 빠지지 않는 데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즉 평상시 주로 컨디션보다 습도가 올라가면 경주마들의 경주 발놀림과 경주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진다는 의미다. 반면 경주로의 습도가 이전보다 낮아져 주로가 무거워질 경우 경주마들의 속도 또한 상대적으로 느려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흔히 경주마의 해당 거리 주파기록을 중심으로 입상 예상마를 선택하는 경마팬들도 있는데, 이 경우 필히 체크해야 할 부분이 바로 경주기록이 작성된 당시의 주로 상태다. 포화 상태의 주로에서 상대마보다 양호한 기록을 냈다고 해서 과신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포화 상태의 주로에선 건조주로 때보다 단거리는 1~2초 장거리는 4~6초까지도 양호한 경주기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포화주로나 다습주로의 경우 선행마나 선입마처럼 앞선에서 뛰는 마필이나 스피드를 지닌 마필이 상대적으로 경주 전개가 유리한 편이다. 하지만 포화주로나 불량주로라고 해서 이런 일반적인 경향만을 경주 추리의 토대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독 불량주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추입마가 있는 것처럼, 마필들 중에는 경주로 상태에 따라 평상시와는 다르게 반응하는 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가 내릴 때 우산을 챙기는 것처럼 경마팬들도 주로가 촉촉이 젖으면 경주마의 습성을 한 번 더 살펴봐야 한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