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우정, 연인으로 결실…이종석이 준비한 나고야 크리스마스 휴가에 아이유 남동생 동행
배우 이종석이 2022년 12월 30일 MBC ‘연기대상’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받고 꺼낸 말이다. 대상 수상자의 소감이라기보다 누군가를 향한 애절한 사랑 고백에 가까운 이 말에, 생방송으로 시상식을 보던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이종석이 언급한 “그분”에 대한 궁금증은 오래 가지 않아 풀렸다. 바로 다음 날, 이종석과 가수 아이유가 일본 나고야의 최고급 리조트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함께 보낸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시간을 끌지 않고 곧바로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스타로서 지닌 파급력을 고려할 때 다소 의외인 대담한 ‘사랑 고백’과 속전속결 ‘연인 선언’이 숱한 화제를 낳고 있다.
이종석과 아이유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SBS 음악 프로그램 ‘인기가요’ 진행자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한때 ‘불화설’이 제기될 정도로 서로 사이가 썩 좋지 않았지만, 각자 연예계 활동을 해오면서 꾸준히 친분을 유지해왔다. 이종석은 2022년 9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이유의 단독 콘서트를 찾아 응원했고, 10월에는 아이유가 이종석의 여동생 결혼식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그저 친한 동료로서의 모습이었다.
그랬던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한 건 약 4개월 전. 10년 동안 이어진 친구로서의 인연이 연인의 사랑으로 발전한 셈이다. 오랜 시간 서로를 지켜봤고, 응원하던 사이인 만큼 이종석과 아이유의 러브스토리에는 뒷이야기도 많다.
#'인기가요' MC 시절엔 불화설 휘말리기도
이종석과 아이유의 관계는 나고야의 리조트에서 2박 3일 동안 크리스마스 휴가를 함께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당시 일본에서 팬미팅 투어를 진행 중이던 이종석은 리조트 예약부터 아이유의 공항 픽업 서비스까지 직접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에는 아이유의 남동생까지 동행했다. 양가 가족도 두 사람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측 소속사가 열애설을 ‘초고속’ 인정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종석의 소속사 하이지음스튜디오는 “두 사람이 친한 동료 관계에서 최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알렸고, 아이유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 역시 같은 입장을 내놨다. 미리 입을 맞추고, 보도자료 배포 시기까지 조율하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 우여곡절도 있었다. 친구로 보낸 10년의 시간이 전부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이종석과 아이유는 ‘인기가요’ MC로 호흡을 맞추던 시기 팬들 사이에서는 ‘불화설’에 휘말렸다. 부정적인 소문에 쐐기를 박은 건 다름 아닌 이종석이다. 2013년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에 출연해 ‘아이유와 대기실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 “아이유와 사적인 얘기를 한마디도 한 적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종석 입장에선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종석은 “아이유가 다른 음악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하려고 분장을 하자고 제안했다”며 “레옹 스타일, 눈사람 등 별의별 걸 많이 하다 보니 조금 짜증이 났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아이유가 사랑스러운 국민 여동생이니까 다들 좋아하지만 저는 얄미웠다”고도 말했다.
반복되는 과도한 분장에 쑥스러운 마음이 들어 프로그램을 덤덤하게 진행했고, 그 모습이 시청자나 팬들의 눈에 ‘성의 없게’ 보이면서 불화설이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불화’로만 끝나지 않았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을 이해한 두 사람은 각자의 속마음을 꺼내놓고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 서로에게 편안하게 조언하는 친구이자 동료 사이로 나아갔다.
#아이유 향한 이종석의 ‘짝사랑’ 고백
유명한 스타 커플이 탄생하니, 새롭게 주목받는 장면들도 있다. 2022년 2월 이종석이 한 패션 매거진과 나눈 영상 인터뷰가 대표적이다. 공개 연인 선언 이후 해당 인터뷰는 팬들로부터 ‘이종석의 짝사랑 증거’로 시선을 끌고 있다. 이때부터 이미 아이유를 마음에 품은 듯한 애정 어린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종석은 ‘오래 쉴 수 있다면 뭘 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신랑 수업”이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이제는 결혼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으니 미리 신랑 수업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며 “요리도 하고, 미래의 아내를 위해 마사지 같은 걸 배울 수도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종석의 과감한 발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신이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이란 질문에는 “미래의 배우자를 점지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예전에는 누군가 이상형을 물어보면 막연하게 답했는데, 이제는 명확하게 어떤 사람과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명하고, 단단하고, 존경할 수 있으면서 무엇보다 귀여운 사람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공개된 당시에는 이종석이 이상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열애설 이후 반응은 전혀 다르다. 이종석이 밝힌 이상형이 아이유와 완벽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종석은 인터뷰에서 자주 듣는 노래로 아이유의 ‘겨울잠’을 언급했고, 2022년 9월 팬미팅에서는 아이유의 노래 ‘너의 의미’를 부르면서 남몰래 애정을 드러냈다.
#서로를 향한 믿음과 신뢰 깊게 묻어나
이종석과 아이유는 교제를 시작한 지 4개월째라고 밝혔지만, 이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결혼 가능성’에 무게를 실린다. 이종석이 공개 석상에서 아이유를 향한 ‘존경’까지 언급한 데다, 신랑 수업 등 결혼에 대한 진지한 각오와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아이유 역시 이종석과 보낸 크리스마스 휴가에 남동생을 대동했고, 교제하던 시기 이종석의 동생 결혼식 축가를 부르면서 가족과도 왕래한 점 등이 결혼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무엇보다 평소 신중한 성격의 아이유가 열애설 인정 직후 팬카페에 쓴 글에서도 진심이 묻어난다. 아이유는 “긴 시간 고맙게도 저를 응원해 주고 항상 ‘멋지다 멋지다’ 해주고,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내준 듬직하고 귀여운 사람”이라고 이종석을 지칭했다. 이어 “요즘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걸 (팬들도) 느낄 것”이라며 “최근 유독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더 샘솟는 이유 중 가까운 곳에서 오래도록 칭찬을 해주는 좋은 친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단순히 젊은 스타 커플의 연애를 넘어 정서적인 공감대와 일상의 안정, 일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까지 주고받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같은 날 이종석 역시 팬카페를 통해 아이유를 “지켜주고 싶은 멋진 친구”라며 “지금의 저를 더 나은 사람이고 싶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연인 사이가 된 스타 커플들이 보여줬던 조심스러운 입장보다 서로를 향한 믿음과 신뢰가 깊게 묻어나는 말들이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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