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날개와 황금색 점프슈트 ‘빛의 전사’…전쟁의 비극 아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 전해
거대한 날개와 갑옷 스타일의 황금색 점프슈트가 인상적인 이 의상에서는 사뭇 비장한 기운마저 감돈다. ‘빛의 전사’라고 불리는 이 의상은 ‘파토카 스튜디오’의 우크라이나 출신 디자이너인 레시아 파토카의 작품이다. 전쟁통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의상을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제작 기간만 4개월이 걸렸다. 전기가 끊어져 촛불 아래에서 작업을 한 날도 있었으며, 거리에서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추위와 싸워가면서 완성했다.
파토카는 “이 의상은 검으로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수호천사인 대천사 미카엘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또한 “아파나센코는 손에는 무기를 들고, 세련된 갑옷을 입고 있다. 동시에 그는 완전한 어둠을 뚫고 빛을 내뿜는다. 이 어둠은 우리 땅을 침략한 적들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의상팀은 전쟁의 고통을 핵심주제로 표현하기보다는 더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나타내는 의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스 우크라이나 유니버스’ 회장인 안나 필리모노바는 “조국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우리는 오랫동안 고민했다.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를테면 미스 우크라이나는 전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까.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까. 대중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은유적으로 어떻게 보여줄지, 즉 현재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재현할지 아니면 우크라이나의 정신과 힘을 보여줄지에 대해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다수는 후자에 표를 던졌다”고 말하면서 의상이 탄생한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 의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거대한 날개다. 이 날개에 대해 디자이너는 “전투에 그을렸지만 부러지지는 않았다”고 묘사했다. 아파나센코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의상을 통해 전쟁이 우리의 힘을 꺾을 수 없고, 우리의 정신을 퇴색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화염 속에서도 우크라이나는 불사조처럼 믿음이라는 밝은 빛으로 꽃을 피우고 빛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비장한 드레스를 보고 감동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아파나센코가 최고의 민족의상상 수상자로 선정되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출처 ‘마이모던멧닷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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