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2023 교육청 출입기자 신년 간담회 개최
- 대구-군위 통합, 교육시스템 유지하고 대구교육 장점 이식
- 러닝메이트, 조건부 찬성…교육 중립·자주성 훼손은 안돼
[일요신문] "새해에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더욱 잘 가르쳐, 군위군을 품어 새롭게 도약하는 '더 큰 대구의 미래'를, '교육의 힘'으로 열어가겠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3일 시교육청 여민실에서 열린 '2023 교육청 출입기자 신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新대구교육 방향과 군위군 편입에 따른 교육정책 등을 밝혔다.
올해 대구교육청의 교육정책목표는 3가지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특성에 맞춰 성장을 돕고, 어떤 환경에 놓여있든 뒤처짐이 없도록 보살피며, 안전·건강을 지켜 온전한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한 아이도 빠짐없이 골고루 누리는 것이다.
이 같은 교육기조는 MZ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으로 평가된다. 현 한국의 MZ세대들은 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취업·저축 등 수많은 가치를 포기하고, 노동보단 주식·코인·가상화폐·부동산 등의 투자로 자산을 올리려는 경향이 짙다. 최근 OECD국가 중 극단적 선택 1위인 한국, 이 가운데 20~40대의 극단적 선택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극단적 선택의 연령대가 점차 내려가고 있다는 것.
정책방향으론 4가지를 제시했다. 교육본질은 더 깊이 추구할 것, 세계 교육 수준으로 교육력을 높일 것, 기회는 더 넓게, 부담은 더 가볍게, 소통으로 더 가깝게한다는 것이다.
- 교육, 본질부터 깊이있게 들어갈 것…'마음교육' 도입
대구시교육청은 '마음교육'과 '마음학기제'를 도입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학생들은 대인 관계를 상당히 힘들어하며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심리도 다소 불안한 상태다. 정서를 다시 회복시키고 내면의 힘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 '마음학기제'인 것이다.
시교육청은 자신·가정·학교에서 '감사 표현하기, 감정 조절, 마음챙김 5분 명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이들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와 시민들도 교육에 포함시킨 것으로, 인성친화적 문화 확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 교육감은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은 가장 좌절감을 주는 것이다. 과거엔 성적 때문에 극단적 선택이 많았지만, 지금은 부모 간의 갈등이 큰 요인인 것 같다"며, '마음학기제'를 설명했다.
교육청은 우선 올해부터 내년까지 선도학교를 지정해 '마음학기제'를 시범 운영하고, 2025년부터 초·중학교에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독서교육의 수품책 활동, 예술숲학교와 학생예술창작터를 운영한다. 기초·기본학력 신장을 위한 대구 기초학력 보장 시행 계획 수립, 2022 개정교육과정 도입 준비,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대구온라인학교를 설립하고, 전문학습공동체를 중심으로 탐구중심 학생주도수업을 내실화할 계획이다.
- 교육력, 세계 수준으로 높인다…IB·SW-AI·금융교육 '예고'
대구교육청은 IB(Internationcal Baccalaureate·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에 더둑 주력할 방침이다. 토론, 논술, 서술 등 자기 생각을 끄집어내는 교육으로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올해 1월 1일자 기준 대구의 IB학교 월드스쿨은 14곳, 후보학교는 13곳, 관심학교 5곳, 기초학교 60곳이다.
SW(SoftWare)와 AI(Artificial Intelligence) 교육을 확대하는 것도 주목된다. 초등학교때부터 SW-AI 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해 고등학교때 SW-AI중심고, 영재고, 대구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 등으로 나눠 교육부터 취업 성공까지 사다리를 놓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학생들은 경제금융에 대한 교육도 받게 된다. 급랭한 세계 경제에 따른 올바른 투자, 합리적 소비, 건전한 금융 생활을 필수라고 본 것이다.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기후변화 환경교육도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교육청은 교과서에 벗어나 교사들이 환경교육에 의도를 둔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강 교육감은 "고교생들 가운데서도 게임머니, 주인, 코인을 하는 경우가 있다. 20~40대 거의 모든 세대가 제대로 된 금융지식을 갖춰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경제금융교재'를 통해 금융과 투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넓은 기회, 가벼운 부담, 가까운 소통…"저소득층부터 다자녀 가정까지 안고 간다"
아이들의 제 1차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대구교육청은 경제, 심리·정서적 어려움, 기초학력의 문제 등 학생들의 주변 환경부터 살피고 돕도록 '학생 맞춤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폭력없는 안심 학교를 위해 '관계회복지원단'을 두고, 유아교육의 다양화와 일상생활 기능 향상 중심의 특수교육을 운영, 저소득층·다자녀가정 학생들의 교육활동비 지원을 늘려 학부모의 양육과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방책을 제시했다.
서로가 소통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학교자율평가 정착, 학생자치활동 확대, 학부모원스톱지원센터 개소, 근로자보호 등 다각도의 대책도 눈길을 끈다.
- 군위군 편입·러닝메이트 도입 등 다양한 질의 이어져
이날 기자회견의 화두는 군위군 편입에 따른 전반적인 교육방향이었다. 강 교육감은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도시가 된 것에 대한 '부담'과 '희망'이라는 양면적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달성군이 대구시로 편입 될 당시 초기에는 달성군의 독립성을 유지했다"며, "군위군이 자체적으로 해오던 것에서 대구시의 특색있는 프로그램과 지원 등 대도시 교육 혜택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혜택과 지원은 늘이면서 소규모 학교의 특색을 살려 교육적 성과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IB교육 프로그램과 현 대입제도가 상충된다는 질문도 나왔다. 강 교육감은 "주입식 교육과 오지선다형 수능 문제는 시대적 가치에 맞지 않다. 대학입시제도의 변화에 대한 큰 틀을 제안해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러닝메이트(Running Mate) 도입에 대해선 "시도교육감협의회 내에선 대부분 찬성을 안하는 쪽이지만, 장단점이 있으며 개인적으론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단 교육의 중립성과 자주성을 훼손하지 않는 교육마인드가 전제돼야 하며, 이를 통한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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