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활동 논란→복귀 후 팀 내 갈등→감독 경질 사태’ 연이어 발생…시즌 후 FA 이적 전망
2022-2023시즌 흥국생명은 완전히 달라진 팀이 돼 고공행진 중이다. 압도적 전력을 갖춘 현대건설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양강체제를 구축하며 3위권과 격차가 벌어졌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의 두 번뿐인 패배 중 하나를 안긴 팀이다.
흥행면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홈 개막전에서 4345명의 관중 수를 기록한 이래 두 번의 매진을 연출했다. 주중 경기에 가장 적은 관중 숫자가 약 2800명이었다. 현재 V리그 관중동원 1위다.
이 같은 변화는 '김연경 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연경은 2020-2021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팀은 단숨에 강팀과 인기 구단으로 도약했다. 2년 전 아쉽게 놓친 우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당시 코로나19 유행으로 관중 입장이 여의치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엔 팬들과 경기장에서 함께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또 다시 구단 때문에 상처를 입게 됐다. 구단이 갑작스레 감독을 경질하는 선택을 내린 것이다. 권순찬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접한 직후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은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권 감독 경질 당일인 2일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후문이 이어졌다. 권 감독은 "선수들이 구단에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리그 2위로 순항 중인 감독을 끌어내리는 구단의 결정에 김연경은 큰 실망감과 회의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이 흥국생명 소속으로 상처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김연경의 첫 복귀 당시 흥국생명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김연경 외에 이재영·이다영 등 국가대표 핵심 선수들이 즐비해 일각에서는 '무패우승'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팀 내 갈등이 벌어지고 학폭 사태가 이어지며 전력이 약화됐다. 흥국생명은 시즌 막판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내줬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패배했다. 시즌 종료 이후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지만 우승을 놓친 허무함을 달랠 수는 없었다.
김연경의 첫 흥국생명 복귀 선언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과거 김연경은 해외 활동을 놓고 전 소속팀이던 흥국생명과 악화일로를 걸은 바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김연경은 기존에 뛰던 터키 페네르바체와 재계약을 체결했으나 흥국생명이 선수 소유권을 주장했다. FA 자격 획득 여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갈등이 심화돼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연경 건이 다뤄지는가 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임의탈퇴 공시하기도 했다.
연이은 흥국생명과 악연 탓에 김연경의 다음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일정을 소화하며 V리그에서 6시즌을 치러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의 몸이 돼 국내 이적이 가능하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동행이 지속되리라는 예측은 많지 않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복귀가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 다른 구단 입단설이 돌았다. 다가오는 오프 시즌 역시 흥국생명이 아닌 타 구단과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시즌 총 보수액 7억 원(연봉 4억 5000만 원, 옵션 2억 5000만 원)을 받고 있는 김연경을 영입하려면 적지 않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선수 득점 1위, 전체 공격성공률 1위 등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에 오른 김연경을 욕심내지 않을 팀은 많지 않다. 현재 V리그 여자부 샐러리캡 23억 원은 다음 시즌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구단들로선 김연경 영입이 수월해질 수 있다. 캡에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선수단 정리 등을 진행할 수도 있다.
김연경 본인도 FA 자격과 관련해 금액보다 '선택'에 의미를 두는 발언을 했다. 그는 2022년 12월 "(최고액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금액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팀을 옮길 수 있다는 것,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정도 외에는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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