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개인교수 2012>의 한 장면. |
하지만 요새는 보다 적극적으로 성생활을 즐기도록 도와주는 제품으로 인식된다. 실제 국제성의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성들이 윤활제를 사용했을 때 성적 쾌감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한다.
미국 최대 건강정보사이트 ‘에브리데이헬스’에서 윤활제의 적절한 선택과 사용법에 대해 소개했다.1970년대 처음 나온 윤활제. 어언 40여 년이 지나 지금은 삽입뿐만 아니라 전희 단계의 마사지나 오럴섹스 등에 쓰이며 전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몇 년 전에는 딸기, 키위, 체리, 복숭아 등의 과일 향, 청량감을 주는 껌 향이나 솔 향 등을 섞은 윤활제가 나와 화제가 됐다. 이런 윤활제가 출시됐을 때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재미로 써보다가 너무 좋아서 섹스중독에 빠지면 어쩌나’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로 반향이 컸다. 최근에는 천연 알로에나 은은한 허브식물 성분을 섞은 오가닉 윤활제가 등장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윤활제 중 뭘 어떻게 써야 할까. 전문가들은 “주성분을 꼼꼼히 살펴보고 골라야 한다”고 충고한다.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건 액체형 타입 ‘수용성 윤활제’다. 주로 삽입 전 파트너의 성감대에 발라서 애무할 때, 욕실에서 섹스를 할 때 등에 쓴다. 주성분은 물과 수용성 고분자화합물 ‘폴리아크릴산 나트륨(Sodium Polyacrylate)’으로 점액질을 형성한다. 이 성분이 아기 기저귀나 생리대 등을 만들 때도 쓰인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성인남녀 대부분에게 별다른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게 특징이다.
콘돔에 바르거나 딜도나 진동기 등 섹스토이에 발라 이용해도 안전하다. 사용 후엔 물로 간편하게 씻어낼 수 있다. 각종 향을 첨가한 윤활제는 거의가 수용성 윤활제다.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도 수용성 윤활제다. 2011년 초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의학팀이 2500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5주간 여러 종류의 윤활제를 번갈아 사용하게끔 한 뒤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수용성 윤활제가 삽입섹스, 애널섹스, 자위 등 모든 형태의 섹스에서 가장 만족감이 높았다.
단 수용성 윤활제는 피부의 수분을 잘 흡수하므로 건조에 따른 가려움을 일으키고 균이 번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몸 전체에 바르거나 질에 직접 바르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그런데 수용성 윤활제 중 주성분이 글리세린(glycerin)인 것은 질 내에 들어가도 그다지 잘 마르지 않는다. 성교 통증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글리세린 타입을 택하면 된다.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이 들어간 것보다는 대체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손으로 장시간 애무를 할 때 흔히 쓰이는 건 ‘젤 타입 윤활제’다. 주성분이 바셀린과 비타민E 오일이라 수용성 윤활제처럼 금방 마르지 않는다. 성분이 신체에 흡수되지 않으므로 계속 미끈거리고 부드러워서 애널섹스 시 가장 유용하다. 단 콘돔이나 고무로 만들어진 섹스토이에 발라 사용하면 마찰력으로 인해 자칫 콘돔이 찢어지거나 섹스토이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사용 후에는 휴지로 기름기를 닦아낸 뒤 비누나 세정제로 씻으면 된다.
‘식물 오일 윤활제’도 손 애무에 자주 쓰이는 제품이다. 촉감이 제일 뛰어나다. 다만 이 제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으므로 사용 전 미리 피부에 살짝 발라 반응을 살펴보는 게 좋다. 또 콘돔에 직접 바르면 콘돔 자체를 녹일 우려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파트너가 윤활제를 꺼려한다면 어떻게 설득하면 좋을까. 일본의 한 성인용품 업체에서 실시한 설문결과에 의하면, 남녀 대부분이 상대가 쑥스럽게 윤활제를 내밀거나 가볍게 제안한 경우 ‘윤활제를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반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무조건 들이밀면 싫다’고 응답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