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3일 펼쳐진 경마 레이스 모습. 경마장을 찾은 관중들도 따스한 봄기운을 만끽하며 경마를 즐겼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눈길 끄는 신예마
데뷔전을 갖는 신마들 중에서 관심이 가는 말은 33조 마방의 3세 암말 워존챔프다. 3월 23일 주행심사를 치른 말로 선두력과 순발력을 고루 갖춰 진입불량 악벽을 고치고 지구력만 보강된다면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6번 게이트서 지하주 기수가 말몰이에 나섰는데 발주 뒤 약하게 미는 정도로도 선두로 진출했고(S-1F, 13.9), 이후 선행 경합성 전개를 했다. 직선주로에서는 거의 잡고 오다가 결승선을 50m쯤 앞두고 약하게 고삐채근을 하며 1분 04.6초의 기록으로 2위로 들어왔다. 비록 칸의대륙에게 종반 탄력은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으나 별 추진 없이도 라스트 화롱타임이 13.5로 괜찮은 편이었고, 결승선 통과 이후에도 역시 걸음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마는 스피드의 대명사로 미국 경마에서 단거리 경주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워존이다.
20조 마방의 3세 수말인 리버스레드 역시 잠재능력을 갖춘 마필로 평가된다. 골막염 때문에 장기휴양을 다녀왔는데 3월 9일 주행검사 때 경주 초반엔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었으나 직선주로에서 양호한 뒷걸음을 보였다. 당시 9번 게이트에서 장추열 기수가 기승했는데 발주 뒤 앞말들 때문에 제어하는 과정에서 기수가 낙마할 뻔할 정도로 자세가 흔들리면서 큰 거리 차이로 맨 후미로 처지고 말았다. 이후 밀며 순발력을 발휘해 중후미권으로 따라붙었고 직선주로 초입에서 채찍 채근을 한 뒤에 밀며 올라왔는데 뒷걸음이 꽤 잘 나오는 모습이었다. 1분 04.9초의 기록으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라스트 화롱타임은 12.9로 주폭도 좋은 편이었다. 미국경마 중단거리 경주에서 괜찮은 성적을 올린 더그룸이즈레드의 자마로 향후 골막염이 완전히 치유되고 발주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순탄한 성장이 기대되는 마필이다.
◇사연마
30조 마방의 국6군 암말 맥시멈스피드는 직전 3월 8일 1000m 경주(건조주로)에서 강한 입상 의지를 드러냈으나 옆말의 방해로 인해 3착에 머문 불운의 마필이다. 당시 3번 게이트에서 박상우 기수가 기승해 강하게 밀며 선두권에 진출했으나 출발 후 약 200m 지점에서 옆말인 대싱치프의 내측사행으로 인해 추진동작 중 급제어를 해 중위권으로 처지고 말았다. 이후 직선주로에서 강하게 때리며 올라와 기어코 3착을 댔다. 주파기록은 1분 03.6초였고 라스트 화롱타임은 13.3이었다. 당시 1위마와는 3마신 차이가 나긴 했으나 순조롭게 레이스가 전개됐다면 입상도 가능했던 전력으로 평가된다. 혈통 우수마인 양키빅터의 자마로 이제 2전을 치른 상태라 힘이 더 차게 되면 향후 좋은 성적을 올릴 마필로 보인다. 부담중량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아나 기수가 열심히 조교에 나서고 있어 다음 경주에서 어떤 경주능력을 보이게 될지 궁금해진다.
◇모 아니면 도
28조 마방의 국2군 5세 암말인 유성제일은 최근 성적이 부진했던 마필이다. 선두력은 뛰어나지만 지구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하위권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직전 2월 26일 1800m 경주(건조주로)에서는 이전과 사뭇 다른 걸음을 보였다. 당시 52㎏의 부중으로 12번 게이트에서 이애리 기수가 기승했는데 국1군에 승군해 입상한 루비퀸을 비롯해 샤프컨셉, 블랙선더 등 선두력을 지닌 마필들 속에서 무난히 선행에 나섰고 직선 초입까지 선행 전개를 했다. 이후 직선주로에서 걸음이 다소 무뎌지며 결국 5위에 머물렀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안장보정대가 파손된 탓에 이애리 기수가 제대로 추진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스트 화롱타임이 13.6이었는데, 만약 직선주로에서 안정된 자세로 강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면 입상을 다툴 수도 있던 상황으로 판단됐다. 겨울철보다 주로가 한결 가벼워진 상태라 향후 적정거리에 출주해 선행 편성의 호기를 맞는다면 한 번쯤 복병마 대열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을 듯하다. 유성제일을 경주로에서 다시 만난다면 마필 컨디션과 조교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보자. 어제의 부진마가 간혹 오늘의 행운마로 변신하는 것이 경마의 묘미이기 때문이다.
이장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