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작품 화풍 다르고 제목 바뀌어”…회장 A 씨는 의혹 부인, 부산시 위탁운영 공간 논란 불가피
해성아트센터는 국제 해양관광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시가 문화와 예술을 시민들에게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2년 1월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 공간은 증가하는 해양관광 수요에 부응하고, 해양관광도시 특성에 부합되는 해양관광 활성화 및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설립됐으며, 부산시에서 공모를 통해 운영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해성아트센터는 개관 기념으로 같은 해 3월 20일부터 지금까지 ‘근현대 특별전&고미술 컬렉션전’을 진행 중이다. 해당 전시는 센터의 회장인 A 씨가 소유한 작품들을 전시하는 ‘소장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센터는 이번 전시에서 근·현대미술 작가 김환기·김창열·박수근·장욱진·천경자의 작품을 비롯해 조선시대 고미술품 등 국보급 원화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전시회에 전시된 김환기·박영선·변시지·김인승·전혁림 등의 작품들이 위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작품을 전시 중인 해성아트센터 측에서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제보자들의 전언과 본보 취재 등에 따르면 전시회에 걸렸던 김인승 화가의 작품의 경우 1977년 한국일보사에서 출판한 ‘한국현대미술전집’에 실린 그림과 제목부터가 다르다. 한국현대미술전집에는 이 작품이 ‘정원의 여인’이라고 게재돼 있지만, 전시장에는 ‘장미 꽃꽂이 전 휴식’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됐다. 이 작품은 현재 전시가 중단됐다.
박영선 화가의 ‘독서’도 같은 의혹을 받는다. 전형적인 기법과 상이하고, 도록에 실린 그림과도 확연히 다르다는 게 제보자들의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화가인 김환기 화백의 ‘여인들과 항아리’와 변시지 작가의 ‘제주풍경’에 대한 위작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들 작품도 모두 전시장에서 현재 볼 수가 없다.
제보자들은 “작가들의 기존 작품과 비교했을 때 화풍과 붓 터치, 질감, 형태 등이 상이한 부분이 많다. 모작의 경우 작가의 서명은 넣지 않는데, 전시된 작품들에는 작가의 서명도 들어간 게 있다. 정확한 감정을 받아봐야 하겠지만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전혁림 작가 그림의 경우 작품 소개란에다 전 작가를 회장 A 씨의 ‘은사’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전혁림미술관에서는 “그런 제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해성아트센터 회장 A 씨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시작품들은 센터에 있는 감정위원과 전문가들의 감정을 받은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 고미술협회의 감사를 지낸 미술 전문가다. 가짜 그림을 전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A 씨는 위작 의혹을 받는 작품들의 전시가 중단된 이유에 대해서는 “새해가 되면 전시작품을 바꿀 수도 있다. 특히 전시가 중단된 ‘장미 꽃꽂이 전 휴식’은 큐레이터가 임의로 복도에 내건 작품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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