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풍토병 전환 확신” 방역 완화 조치…SNS 등에선 “사태 더 심각…무섭다” 불만 쏟아져
허난성은 1월 6일 기준 코로나 누적 감염률이 89%라고 발표했다. 허난성 인구는 2021년 기준 9883만 명이다. 성 전체 인구 중 8800만 명가량이 코로나19에 최소 한 차례 이상 감염됐던 셈이다. 이 수치는 전체 성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허난성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번 발표를 위해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했다면서 구체적인 과정을 공개했다. 다른 성에서도 이를 참조한다면 보다 정확한 코로나19 누적 감염률을 추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2급 의료기관 900개, 1급 의료기관 2500개에 대한 코로나19 보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발병 및 입원 환자를 추적 모니터링했다. 동시에 물류, 요양원, 복지관, 의료기관, 일반 회사원 등 대면 접촉이 많은 직업군 근로자들의 표본을 추출한 뒤 6번의 조사를 수행했다.
허난성이 관리하는 직할시 2개, 현과 구 각각 1개를 선정해 지역 사회 조사도 병행했다. 조사 기간 주 2회씩 총 6회 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직할시 18개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응답자만 200만 명에 달했다.
허난성은 이 자료들을 종합해 분석했고,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률이 89%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허난성 질병통제센터 하오이빈 주임은 “이 데이터는 실제 감염률과 거의 일치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를 근거로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2022년 12월 7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를 실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이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당국 관계자는 “한 달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가 풍토병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난관을 극복하려 했다. 허난성의 이번 발표는 이를 뒷받침한다. 베이징 등 다른 도시의 감염률도 80%대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허난성 질병통제센터 측은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및 방역보단 예방을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대 명절인 춘제(춘절) 때(1월 21~27일) 대규모 인파가 이동한다는 점에서 학교, 병원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질병통제센터 관계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학생 그룹 등을 집중 추적할 것”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의 향후 코로나19 대책은 크게 세 갈래로 추진될 전망이다. 우선 약물 비축을 최대한 늘리는 일이다. 적절한 처방과 약 복용만으로 코로나19는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약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농촌지역, 약을 구입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약을 비축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다.
또한 노인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로 했다. 당국은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높은 것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들의 감염 때문이라고 본다. 당국은 노인들의 백신 접종률을 90%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60세 이상 노인들의 백신 접종률은 50%안팎인 것으로 집계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적극 바로잡는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다. 최근 들어 관영통신이 ‘코로나19는 독감과 다르지 않다’ ‘감염자의 90% 이상이 무증상’ 등과 같은 내용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시중에 돌아다니는 헛소문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진지한 발표를 믿어야 할 것”이라면서 “다가오는 춘제 때를 대비해 각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등에선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엄격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방역 조치를 믿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젊은이들은 코로나19 관련 수치의 정확한 통계, 백신의 신뢰도 등을 요구하며 길거리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 20대 여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정점이 지났다고? 어제 우리 이모부가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경중은 다르지만 내 주변의 대부분 사람들이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다. 오히려 사태는 더 심각해 보인다. 무섭다”는 글을 올렸다. 길거리 집회에 나섰다는 우한의 한 대학생도 비슷한 얘기를 들려줬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했다. 나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폐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병원에 가도 의사는 속수무책이다. 감기약만 처방해줄 뿐이다. 단순한 독감이라면 약 먹고 완치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 백신을 맞은 노인들이 죽는 사례도 빈번하다. 정부가 적극 권장하는 백신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앞서의 방역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 예측 오류로 많은 실수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 지금 역시 코로나 변이로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지금 코로나19는 심각한 수준이 절대 아니다. 허난성 감염률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분명히 극복해나가는 단계다. 부적절한 소문들은 우리의 조치를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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