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 때문에 사람이 죽게 생겼다.”
영국 웨스트 미들랜드의 더헤이번 주민들은 요즘 하루하루가 공포다. 언제 집이 무너져 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는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오소리들이다. 언제부턴가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수십 마리의 오소리들이 여기저기 땅굴을 파고 있는 통에 지반이 약해져 버린 것이다. 땅굴도 얼마나 큰지 키 180㎝가 넘는 성인 남성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사정이 이러니 주변이 온통 폭격이라도 맞은 듯 쑥대밭이 된 것은 당연한 일. 한 주민은 “땅굴을 얼마나 심하게 팠는지 우리 집 정원 담이 무너져 내렸다. 땅굴을 파내면서 나온 흙과 쓰레기만 18톤이 넘는다”고 푸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오소리들을 잡거나 땅굴을 손볼 방법이 없다. 1992년 발효된 영국의 동물자연보호법에 따라 오소리 사냥은 금지된 상태며, 심지어 오소리들이 파놓은 땅굴도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불만이 가득한 주민들은 “이러다가 사람이 죽을 지경”이라며 시당국에 빠른 조치를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