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메쉬코리아 지분 인수 후 수익성 악화에 신용등급 하향…GS리테일 “긍정적 증권사 전망 지배적”
지난해 말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는 GS리테일의 신용등급을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GS리테일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GS리테일의 영업수익성 악화를 하향 이유로 꼽았다. 특히 편의점과 홈쇼핑 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8월 기준 GS리테일 전체 매출에서 편의점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69.5%이다. 홈쇼핑 사업은 11% 수준이다.
GS리테일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1년 9조 7656억 원으로 전년 8조 8623억 원 대비 10.19%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2084억 원으로 전년 2525억 원보다 17.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조 3379억 원으로 전년 7조 633억 원 대비 18.0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98억 원으로 전년 1891억 원 대비 1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편의점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BGF리테일(CU 운영)은 매출과 수익성 모두 좋다. BGF리테일의 지난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 6665억 원으로 전년 5조 382억 원 대비 12.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1억 원으로 전년 1497억 원 대비 3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감소하긴 했지만 수천억 원의 영업이익이 결코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S리테일은 2021년 요기요와 메쉬코리아 지분을 인수한 후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렸다. 지난 3분기까지 지출한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는 1490억 원으로 전년 773억 원 대비 716억 원(92.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감소분 293억 원을 상회한다.
GS리테일은 2021년 4월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9.5%를 약 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8월에는 3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배달앱 시장 2위인 요기요의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의 지분 100%를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했다. 그러나 이 둘의 인수가 아직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리테일의 공격적인 투자가 수익성을 끌어올릴지는 미지수다.
GS리테일은 메쉬코리아 지분을 인수해 퀵커머스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장을 선도할 생각이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메쉬코리아는 유동성 위기에 빠져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만약 해당 지분을 손상차손 처리하게 되면 당기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기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이용자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아이폰(iOS)·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배달앱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310만 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70만 명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기준 배달의민족 MAU는 전년 동기에 견줘 80만 명 줄어든 1990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요기요는 776만 명에서 667만 명으로 약 109만 줄어 감소폭이 더 컸다. 배달앱 사용자 감소는 해당 회사의 기업 가치 하락으로 판단할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했던 것이 상투를 잡은 것 아닌가 싶다”면서도 “향후 GS리테일이 영위하고 있는 편의점·슈퍼마켓 사업과 시너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투자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허연수 부회장의 책임론도 나올 법하다. 2020년 4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GS리테일의 주가는 메쉬코리아와 요기요 인수를 거치면서 현재 2만 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2만 8400원 수준. 2020년 3월 10만 원대였던 BGF리테일 주가가 19만 2500원(18일 종가 기준)까지 치솟은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보면 GS리테일이 투자를 무리하게 늘리면서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비용적인 측면도 있지만 사업의 방향성에 의문이 있다”고 평가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리테일 주가는 52주 최저가(2만 3150원) 대비 무려 20%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주가나 최근 증권사 리포트를 고려하면 긍정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GS리테일의 4분기 영업이익은 609억 원으로 시장 추정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GS리테일은 증권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73억 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인 659억 원을 크게 밑돌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474억 원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7% 하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분기 영업이익은 876억 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전년보다 16% 감소한 수준에 그쳤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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