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명 가면 시간당 200만 원가량, 양주 무한리필에 접대여성 대기…일반음식점 영업신고 시 불법, 단속은 어려워
그리고 바로 옆에 마련된 파티룸에서 은밀히 대마초 판매와 흡입이 이뤄졌다. 한 공간에서 대마를 직접 재배해서 말려 판매하고, 흡입까지 가능한 일종의 ‘원스톱시스템’이다. 사실 파티룸이 정식 개업한 상황은 아니었다. 파티룸을 열기 위해 준비를 해 놓고 오픈을 앞둔 상황에서 지인들을 불러 대마 흡입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단어는 바로 ‘파티룸’이다. 파티를 즐기려 하는 이들에게 ‘공간’을 대여해주는 개념의 파티룸이 최근 유흥업계에서 전혀 다른 개념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룸살롱 아니고 파티룸이에요”
서울 강남 유흥가에서 영업 중이던 룸살롱이 얼마 전 문을 닫고 업종을 변경했다. 파티룸이다. 그런데 지인들끼리 ‘공간’만 빌려 술과 음식 등을 준비해 가서 좋은 시간을 즐기는 개념의 파티룸은 아니다. 업소 측에서 술과 안주, 그리고 접대여성까지 풀세팅을 해 놓은 ‘공간’인 파티룸이다. 다시 말해 유흥업소다.
다만 기존 룸살롱처럼 ‘룸’이 중심이 아니다. 아예 룸이 없다고 보면 된다. 오밀조밀하게 룸이 배치돼 있던 기존 업소를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별도의 룸 없이 하나의 큰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영화 ‘더 킹’에서 한강식 검사 무리가 술자리를 갖던 장소를 떠올리면 된다”라며 “요즘에는 그렇게 어둡지 않고 보다 화사하게 꾸미는 게 대세”라고 설명한다.
룸살롱이 파티룸이 되면 받을 수 있는 손님 수는 크게 줄어든다. 동시에 30~40명이 들어올 수 있던 룸살롱이 파티룸이 되면 최대 수용 손님 수가 20여 명으로 줄어든다. 파티룸마다 다르지만 넓은 소파와 테이블은 기본, 바텐더와 바가 구비돼 있고 각종 안주류도 여기저기 배치된다. 다트와 포켓볼 당구대 등 각종 게임 시설이 있는 곳도 있고 클럽처럼 디제잉이 가능하도록 장비가 마련돼 있는 파티룸도 있다. 드럼과 피아노, 기타 등 악기들이 구비돼 있기도 하다. 럭셔리하게 꾸며진 파티룸의 술자리는 기존 룸살롱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저렴해 보이지만 영수증 보면 깜놀
10명이나 20명 정도의 단체 손님도 받을 수 있지만 보통 기존 룸살롱처럼 서너 명의 손님이 함께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철저한 예약제로 수용 가능한 인원까지만 예약을 받아 한 공간에서 함께 술자리를 갖는다. 이런 부분은 클럽과 유사한데, 클럽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남성 손님만 받는다는 데 있다. 그렇다고 파티룸에 남성들끼리 모여 술자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클럽에선 남성 손님과 여성 손님이 부킹 등을 통해 어우러진다면, 이런 파티룸은 접대여성들이 대기하다 남성 손님들을 맞이한다. 이런 시스템은 룸살롱과 유사하다.
가격은 파티룸마다 천차만별인데 대부분 팀별로 시간당 요금을 받는다. 사업 목적으로 자주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찾는다는 사업가 A 씨는 “최근 유흥업계 관계자 소개로 파티룸을 몇 차례 다녀왔다. 서너 명이 가면 한 시간에 200만 원 정도가 평균적인 가격인데 더 비싼 곳도 있다”면서 “양주나 안주를 따로 시키지 않고 무한리필로 주는 방식이라 처음에는 더 저렴하다고 생각했는데 별 생각 없이 두세 시간 놀다 보면 비용이 500만~600만 원 나와 깜짝 놀라곤 한다”고 설명했다.
2차는 불가능하다. 대체적으로 2차가 불가능한 룸살롱이 파티룸으로 변경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파티룸의 접대여성들 역시 2차를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차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간혹 2차를 원하는 손님이 있으면 보도방 업체에 연락해 따로 2차가 가능한 여성을 불러준다. 이런 방식 역시 2차가 안 되는 룸살롱과 같다.
#일반음식점 신고한 불법이 대부분
문제는 파티룸의 합법 여부다. 기본적으로 1종 유흥업소로 영업 신고가 돼 있다면 불법 소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1종 유흥업소에서는 접대여성을 고용해 주류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불법 성매매인 2차가 이뤄지지 않는 업소이기도 하다. 손님이 원하면 보도방에서 2차 가능 여성을 불러주는 업소도 있지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1종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신고가 된 파티룸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룸이 구분돼 있는 기존 유흥업소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유흥업소처럼 보이지 않는 공간인 터라 굳이 1종 유흥업소로 신고하지 않는 것. 이 경우 명백한 불법이다.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단속이나 신고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만큼 은밀히 운영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파티룸 안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거기서 직접 대마를 키워 손님들에게 판매한 업소가 적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단속을 우려해 ‘떴다방’ 방식으로 운영되는 파티룸도 많다고 한다. 한 장소에서 오래 영업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업소 위치를 옮기는 방식이다. 물론 그때마다 내부 인테리어 등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큰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파티룸은 각종 집기가 고가인데 이는 이사를 통해 새 업소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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