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작가와 안경모 연출가가 선보이는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연극부문 선정작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는 하나의 공간을 중심으로 이 공간을 설계한 사람과 이 공간에 끌려와 고통 받는 사람, 그리고 이 공간을 탐구하려는 다큐 감독의 이야기가 중심인 연극 ‘미궁의 설계자’는 예술과 권력, 예술가의 윤리와 책임에 대해 묻고 있다.
연극에서 ‘남영동 대공분실’은 인간을 위한 건축을 꿈꾸지만 인간을 해하는 건축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강요된 선택의 고통’으로, 진술을 강요받는 사람에게는 생존을 오가는 ‘실질적 고통’으로, 건축물에 대해서 탐구하는 사람에게는 탐구할수록 점점 더 설계자와 피해자라는 구체적인 인간을 마주해야 하는 ‘직면의 고통’으로 다가온다.
이 모든 고통은 건축가와 권력자에 의해 파생된 것이지만 개개인에게 미치는 파장은 지대하다. 또한 이런 고통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군부독재시기를 통해 끊임없이 이어지며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초법적 권력이 여전히 작동하는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건재한 미궁의 딜레마로 이어진다. 결국 이 작품이 주목하는 지점은 이러한 실존적 고통, 미궁의 딜레마다.
안경모 연출가는 “연극 ‘미궁의 설계자’를 통해 시대는 다르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에 얽힌 사람들의 삶과 선택을 보면서, 예술과 폭력, 인권과 과거사에 대한 반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연극 ‘미궁의 설계자’는 1996년 창단 이래 ‘이혈’, ‘집을 떠나며’, ‘모두의 남자’, ‘개미굴’, ‘예외와 관습’ 등의 작품으로 건강한 연극 정신으로 사람다운 사람, 연극다운 연극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연극집단 반이 준비한 신작이다. 공연시간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오후 8시, 수요일은 오후 3시와 8시, 토요일은 오후 3시와 7시, 그리고 일요일은 오후 3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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