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씨, 빗썸 관계사 주가 인위적으로 띄워 부당이득…검찰, CB 발행해 차익 실현한 차명계좌 추적
강 씨는 임직원들을 시켜 관련 기록을 삭제토록 하는 등 검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대비했다.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을 때에도 미리 사전에 말을 맞추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강 씨가 전환사채(CB)에 차명을 동원해 주가 차익을 얼마나 누렸는지를 검찰이 찾아내는 게 남은 수사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한 수사 포인트라고 보고 있다.
#강 씨 배불려준 CB 구조 살펴보니
강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등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강 씨와 강 씨의 친동생인 강지연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대표이사를 불러 소환조사한 뒤, 이들 중 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검찰은 강 씨가 관련 범죄를 주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빗썸 관계사인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의 회사 돈을 빼돌리고(횡령), 인바이오젠 등의 CB 발행 등에 관여한 뒤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워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씨가 계열사를 동원해 인수한 (주)아이티에서 강 씨와 강 씨 동생 등에게 흘러간 돈의 흐름도 쫓고 있다. 강 씨가 계열사들을 동원해 ‘지갑’처럼 활용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강 씨의 CB 발행 내역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명을 동원한 ‘차익 실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시에 따르면 인바이오젠은 2021년 7월 비덴트 관련 CB 발행 사실을 밝힌다. CB 거래에 참여한 상대방은 모두 9곳(8명과 주식회사 1곳)이다. CB 발행 금액은 모두 500억 원으로 주당 가격은 8074원이었다.
공시에 이름을 올린 계약 상대방 가운데 일부는 ‘차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무개 씨 등은 비덴트 직원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는 인물인데 이들 가운데에는 다른 CB 거래 때 이름만 올라갔다고 언론에 의혹이 제기된 인물도 있다.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강 씨는 CB를 발행할 때 직원이나 친구의 이름을 빌려 CB를 발행했고, 그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겼다”고 귀띔했다.
차명 의혹이 제기된 15차 비덴트 CB 발행 당시에 비덴트 관련 ‘호재’가 넘쳐났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은 주요 투자자들 간 갈등 속에,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넥슨에서 인수를 검토하는 등 빗썸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계속됐다. 해외 거래소들의 ‘매수’ 문의도 있었다. 자연스레 단일 최대주주였던 비덴트의 주가는 급등했다. 그해 12월 1일에는 3만 7700원까지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당연히 강 씨는 지분을 처분했다. 주가가 한창 오른 12월 23일과 24일, 주식을 장내 매각으로 대거 처분했다고 공시한다. 당시 주가는 2만 5000원에서 2만 6000원 수준. CB 발행 등으로 23%까지 늘었던 보유 주식은 16%대까지 줄어들었는데, 이때 만일 15차 CB 발행분을 처분했다고 가정한다면 단순 수익률만 300%에 달한다.
검찰 역시 강 씨 관련 CB 발행 과정 및 관련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다만 강 씨가 검찰 수사 직전 임직원을 동원해 CC(폐쇄회로)TV 등 증거를 삭제토록 하고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임직원들에게 미리 답변을 정해주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는 후문이다.
#개미들 눈물로 번 돈 ‘펑펑’
개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만큼, 거액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강종현 씨는 이 돈을 연예계 인맥들에게 쓰는 데 아끼지 않았다. 강 씨가 자주 찾았다는 청담동의 F 레스토랑 회원권 등을 유명 연예인들에게 선물로 뿌리고, 비싼 선물도 자주 줬다고 한다. 헤어진 것으로 알려진 박민영 씨에게도 아끼지 않고 선물을 줬다는 후문이다.
강 씨를 잘 아는 자본시장 관계자는 “강 씨는 계열사 명의의 법인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아낌없이 썼는데 연예계 인사들도 많이 있었다. 전 여자친구 박민영 씨 외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연예인 L 씨와 C 씨 등이 강 씨와 가깝게 지낸 인사들”이라며 “이들에게 식당 회원권을 비롯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선물을 주기도 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계열사들이 결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계열사 관계자 역시 “강 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된 후에도 계열사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사용해 내부에서도 조금 논란이 됐었다”며 “원래 강 씨를 회장님이라고 불렀는데 논란이 불거진 후부터 강종현 씨를 그냥 이름만 부르고 손절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비덴트·인바이오젠 상장폐지 되나
자본시장 일각에서는 강종현 씨 관련 회사들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회사 차원의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비덴트의 2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위메이드가 급작스런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도, 상장폐지를 염두에 둔 수순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덴트는 가상화폐 가격이 다시 살아나는 상황임에도 주가가 바닥을 찍고 있다. 2022년 하반기 강종현 씨 관련 논란이 불거진 뒤 1만 4000원대(지난해 7월)였던 주가는 8일 현재 4000원 초반에 거래 중이다. 개미 투자자들도 ‘주의’해야 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강 씨가 공식적인 직함이 없었다고 해도, 동생을 통한 회사 소유 구조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있다”며 “투자하는데 있어 신중함이 필요한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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