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국을 뒤덮은 재개발, 그로 인한 부동산 투자 열풍. 재개발지역 지정이 남발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재개발 사업은 가장 낙후된 곳이 아닌 가장 '돈이 되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시사직격'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구역은 499곳으로 재개발 사업의 최장기간 표류기간은 49년 4개월로 무려 17곳이 이에 해당되었다.
결국 재개발이 필요한 낙후된 곳은 몇 년째 지구 지정만 된 채 재개발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집도 수리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한 달 전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구룡마을이 불길에 휩싸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설렜던 주민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버렸다. 좁은 골목을 끼고 촘촘히 들어있는 구룡마을의 집들. 불은 서로의 집에 순식간에 옮겨붙었다. 화마는 60여채의 주택을 삼켰고 62명의 이재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노후주택이 모여있는 서울의 한 주택단지로 향했다. 지붕이 무너지고 벽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최소한의 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택들이 여전히 서울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부산의 노후 아파트에서 '시사직격'이 만난 사람들은 건강과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집에서도 버선과 장갑은 필수다. 따뜻한 물을 사용하려면 따로 장치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그마저도 전기세 때문에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아파트의 유일한 화장실인공용화장실은 물이 얼어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하루를 살더라도 따뜻한 집에서 사는 게 할머니의 꿈이다.
노후주택에 대한 해법을 찾아 영국과 일본으로 떠났다. 영국은 감염 방지와 심리적 요구까지 포함한 29가지의 기준을 갖춘 안전평가시스템으로 주택관리를 하고 있었다.
일본은 체계적인 보조금, 감세 제도로 양질의 노령주택보전을 지원하고 있었다. 한국의 노후주택의 실태 그 이면과 해법을 짚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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