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 형식 시도 …정방향·원형 등 다양한 소재 갖고 작품 구상”
- 작품, '조각' 주제로 흘러내리는 느낌 표현…힘 쏟아
- 양귀비 등 다른 꽃으로 작품 시도 해볼 생각
- 후반기, 그룹전과 연말 개인전도 계획하고 있어
[일요신문] "봄이 성큼 왔다. 그녀의 그림에는 어느새 만인(滿人)에 다가와 그 봄은 한가운데에 있는 것만 같다. 그녀는 봄을 잉태(孕胎)해 생명을 불어 넣고 있었다."
화가 배성예 그림을 마주하면서 느낀 '소회'이다. 대구 평리동에 있는 그녀의 작업실을 찾았다.
그녀의 작업실이다. 자신의 그림으로 둘러싸여 있는 그의 공간에는 신세계를 만나는 곳이다. 그의 화풍(畫風)의 장미는 변화무쌍하다. 봄바람에 뽀얀 볼살 보조개가 피어나는 듯하다. 꽃잎 한잎 한잎 꿋꿋하게 품어낸 순결한 인고의 잉태이다.
분주하다. 작품전 리플렛에 넣을 그림들을 골라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전시 준비가 한창이다. 그녀는 요즘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며,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고 한다.
대구 대백프라자 A관 12층 기획전시에 특별초대 됐다. 전시 기간은 2월 21일부터 3월 5일까지 2주간이다.
이번 전시는 '삶의 편린'(片鱗, 조각)을 매개체로 그려낸 장미를 통해 삶의 안과 밖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조각'이라는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의 매개체를 더 확고히 보여주고자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대작들을 위주로 준비했다.
배성예의 '장미'는 나이프로 그려졌다. 절제 되고 간결한 터치에는 무한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이 흘러내린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아니, 정확한 표현은 '흘러내린다'이다. 장미를 닮은 그녀가 스스로의 가시를 꺾어 끄집어낸 나이프. 아크릴 가득 묻혀 캔버스에 피어낸 장미꽃잎은 우울하고 무기력한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
'일요신문'이 올해 들어 첫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화가 배성예를 만났다.
― 화가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어릴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많았고 중, 고등학교 시절에도 각종 경연대회에서 많은 상을 타기도 했다. 내 적성을 살려 대학을 미술대학 서양학과로 진학을 하면서 본격적인 화가로서의 길로 들어 섰다고 볼수 있다. 더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을 했고, 홍익대 대학원까지 졸업을 했다. 화가의 길을 직업으로 삼아 살아 간다는 것이 힘들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릴때 꿈이 화가였고, 내 그림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한줄기 희망을 얻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면 그것으로 만족을 한다. 앞으로도 이 길을 걷고자 한다."
― 종횡무진 활동 속…사실상 특별초대전은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2021 대구경찰청 초대 개인전, 지난해 대구은행본점 갤러리 개인전, '4인4색 展' 등 대구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정식 특별초대전은 이번 전시회가 사실상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설레고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봄을 앞두고 대백프라자가 특별초대전 형태로 마련했다."
― 그만큼 이번 특별초대전에 대한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그 의미와 전시될 작품을 소개해 달라
"작가로서 유명한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한다는 것은 모든 작가들의 로망이다. 이번에 대백프라자에서 제 그림의 작품성을 인정받아 기획초대전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엄청난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내 작품을 일반 갤러리 분들한테 평가를 받고 싶은 소망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이번 초대전 작품을 소개를 하면 지금까지의 작품활동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처음으로 소품 형식으로 여러가지로 시도를 했고, 전형화된 크기 외에 정방향이나 원형 등 다양하게 작품 소재를 갖고 작품을 구상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일상을 삶의 편린(조각)이라는 주제로 작품 하나 하나의 의미를 조각이라는 흘러내리는 느낌으로 작품을 표현하는데 힘을 쏟았다.
― 역점을 두고 추구하는 작품 세계는 무엇인가
"작가의 작품에는 평소 가치관이 작품에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에 한결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작품활동을 하면서 붓 대신 거칠고 날카로운 나이프를 사용해 나이프의 날카로움을 형상화해 부드러움으로 캔버스에 표현을 했는데, 작품활동을 하면서 조금 변화를 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이 사실이다. 지금 까지는 장미꽃을 주로 사용해 작품활동을 했다면 앞으로는 양귀비 등을 포함해 다른 꽃으로도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작가가 구상하는 내면의 세계를 화폭에 옮겨 담는 것이 절대 녹록치 않은 작업이지만 고뇌와 고찰을 거듭하면서 나만의 셰계를 화폭에 펼쳐 놓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한줄기 치유의 바람을 불어 넣어 위안을 받게 하는 것이 내가 작품활동에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다."
― 작품활동이 왕성하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작품활동을 하면서 힘들 때가 너무 많았다. 전시회가 잡히면 밤을 새는 일도 다반사다. 성격상 일을 두고는 가만히 있지 못한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천직이라 생각 하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아무리 힘들어도 붓만 잡으면 모든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풀린다. 그리고 타고난 건강도 한몫 하는 것 같다.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이 수영이다. 지금은 습관이 되어 하루의 시작을 수영으로 한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해서 음식이나 건강식품도 챙겨 먹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 2023년 작품 전시 계획은
"이번 초대전이 끝나면 한숨 돌릴려고 한다. 새로운 작품 아이템도 구상하고 협회 활동도 그동안은 하지 못했는데 관심을 갖고 싶다. 평소 그림 봉사 활동을 어떻게 할 것 인가를 많이 고민을 해 왔었는데, 작은 카페나 소 공간에서 전시를 해 내 그림이 관객들에게 상시로 관람이 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병원 등에서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분들에게 그림 봉사를 해야겠다는 작은 소망도 가지고 있다. 올해에는 후반기에 그룹전이 하나 계획 돼 있고 연말 쯤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
한편 화가 배성예는 △1990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4 영남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 졸업 △2004 홍익대학교 산업대학원 광고디자인과를 졸업 했다.
배 화가는 2005~2009 대구예술대학교 출강 △2021 경찰청 초대개인전 △2022 대구은행본점 갤러리 개인전 △2008~ 시각디자인협회 그룹전 다수, 현대미술협회회원 △2016년 도서출판·그루, 발통달린웃음 동시집·삽화 등 전시·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품소장은 수성관광호텔 100호 50호, 대구상공회의소 50호, 대구은행 100호, 경북대 병원 100호 등이 있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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