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등굣길 버스 안에서 만나 다정다감했던 서로의 모습에 끌려 결혼까지 결심한 순정 남녀. 하지만 두 사람은 10년 넘게 이어진 이 징글징글한 인연을 끊길 원한다며 오은영 박사를 찾아왔다.
겉보기엔 금실 좋은 다둥이 부부지만 알고 보면 끝없는 갈등 속에 서로를 탓하기 바쁘다는데. 아내도 남편도 이젠 자신들이 왜 싸우는지조차 모르겠다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22살의 어린 나이에 아이가 생겨 결혼하게 됐다는 이 부부는 갑작스러운 결혼 생활 내내 경제적인 문제와 서로에 대한 불만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칠 대로 지친 두 사람은 결국 1년 만에 이혼을 했지만 어린 첫째 딸을 보며 용기를 내 1년 만에 재결합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기대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건 고질병 같은 부부싸움이었다.
온 가족이 다 모인 주말 이른 시간부터 열심히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남편. 하지만 아내는 "아이들 모두 아침은 간단히 먹는데 왜 번거롭게 요리를 하냐"며 못마땅해하고 남편은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청소를 하다가도 "전기매트를 왜 꺼내놓았냐?"며 갑자기 불만을 터트리는 아내. 아이들이 추워했다는 남편의 설명에도 짜증과 불만이 가득한 표정인데 이후에도 김장을 할지 말지, 심지어는 음식 간이 짠지 싱거운지를 두고도 두 사람의 의견충돌은 계속되었다.
MC들은 "마치 만담 같다"라며 혀를 내둘렀지만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사실 이 부부는 찰떡궁합 부부라고 얘기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간만의 데이트를 즐기러 호프집을 방문한다. 화기애애하게 시간을 보내던 중 남편은 아내에게 전날 밤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가 외출한 사이 갑자기 구토를 시작한 막내를 혼자 돌보며 뒤처리까지 했던 남편. 하지만 "고생했다"라는 말 한마디 없이 무관심한 아내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언성이 높아지고 만다.
다음 날 아침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기분이 풀린 남편과 달리 아내는 전날의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데면데면한 상황. 아내는 화를 누르며 대화를 시도하지만 남편은 "어차피 대화한다고 풀리지도 않고 싸우는 게 싫다"라며 회피하기에만 급급하다. 네 명의 아이가 있는 집에서 혼자 감정을 삼키던 아내는 결국 몰래 집 앞에 나와 굵은 눈물을 흘리고 MC들 역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이 대화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정반대라고 언급하며 오랜 시간 계속된 태클부부의 말다툼을 잠재울 맞춤 힐링리포트를 제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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