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나주시의 한 마을. 두 손 가득 장비들을 챙겨 든 한 남자가 나타났다. 각종 밧줄과 도르래 등 가져온 장비의 수만 해도 150여 가지에 달한다.
그의 정체는 바로 클라이밍 장비를 이용해 나무 위에서 일하는 수목 관리전문가 '아보리스트'인 정금종 씨(55)다. 위험 목, 피해 목 등을 제거하고 보호수 관리 등의 일을 하는 아보리스트는 밧줄 하나에 의지해 높이 15m 이상의 나무에 올라가 작업한다.
오늘 그가 맡은 작업은 200년 된 보호수 가지치기다. 굵은 나뭇가지가 도로 쪽으로 길게 뻗어 차 통행을 방해해 마을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한 것이다.
시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가지치기 작업을 하게 됐다. 나무에 밧줄을 단단히 고정한 뒤 밧줄에 타고 나무 위로 올라가 전기톱으로 가지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금종 씨.
자칫 잘못했다가는 나뭇가지에 부딪혀 다칠 수도 있어 작업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밧줄에 매달려 작업을 하는 것이기에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는데 그렇게 해가 질 무렵까지 작업한 뒤에야 가지치기 작업이 모두 마쳤다.
아보리스트의 아슬아슬하지만 위대한 일터를 만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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