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부문 부진‧서머캐리백 리콜로 영업이익 ‘뚝’…신세계 “수익성 개선 및 비용구조 혁신에 집중할 것”
이마트 측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지난해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환불로 인한 일회성 비용 반영 △기록적 고환율로 인한 수익성 악화 △스타벅스와 G마켓 인수에 따른 PPA(기업가격인수배분)상각비 및 손익 반영 등을 꼽았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이마트는 이커머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지 않고, 스타벅스는 지난해 ‘서머캐리백’ 리콜 사태로 충성고객을 잃은 만큼 앞으로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G마켓‧SSG닷컴은 적자 폭이 줄었지만 쿠팡‧네이버 2강 체제에서 소비자들을 끌 만한 소구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실적을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먼저 할인점(이마트)은 매출 12조 4153억 원, 영업이익 1747억 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8% 늘었고, 영업이익은 6.3% 줄었다. 트레이더스는 매출 3조 38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고, 영업이익은 672억 원으로 26.7% 줄었다. 같은 기간 전문점(노브랜드·일렉트로마트·몰리스 펫샵) 매출은 1조 9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66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자회사별로는 SSG닷컴이 매출 1조 7447억 원으로 16.8%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1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G마켓 역시 지난해 1조 318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13%가량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43억 원에서 지난해 655억 원의 적자를 냈다. 반면 이마트24는 점포 수를 지난해 76개 늘리며 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마트24가 연간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앤데믹 국면을 맞아 2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3년 이후 9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영업이익 감소를 이끈 주된 원인으로는 G마켓‧SSG닷컴 등 온라인 부문 부진이 꼽힌다. 이마트 주요 연결 자회사 중 두 회사만 지난해 적자를 냈다. 2020년까지 16년 연속 흑자를 내며 이커머스 유일 흑자기업이란 타이틀을 가졌던 G마켓이 2021년 11월 이마트에 인수된 후 2022년 영업손실을 낸 점도 주목할 점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새로 회사를 인수하다보니 주요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SSG닷컴‧G마켓 통합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 풀필먼스 서비스 ‘스마일프레시’, 간편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 오프라인 사용처 확장 등이 그 내용”이라며 “100여 명 이상의 개발자도 채용하는 등 인력 투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연성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G마켓을 인수한 지 1년이 지났고 지금까지 G마켓이 기존에 한 것과 크게 다른 무언가를 이마트에서 보여주지 못했다”며 “기존 이커머스 2강 체제를 구축한 쿠팡‧네이버와 경쟁해야 하는데 부가가치를 높일 만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스타벅스의 ‘서머 캐리백 리콜 사건’도 영업이익을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끼쳤다. SCK컴퍼니 여름 MD상품인 ‘서머 캐리백’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소비자 민원이 제기된 이후 해당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스타벅스의 뒤늦은 공식 사과와 회수 조치 등이 도마에 올랐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CK컴퍼니는 리콜 관련 일회성 비용 86억 원 반영과 예년 대비 축소된 연말 행사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은 1.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 또한 66.3% 감소한 194억 원을 기록했다”며 “고환율 시기 매입된 원재료 영향이 올해 1분기까지는 일부 이어질 것으로 추정하지만, 올해는 영업 정상화 및 낮은 기저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종우 교수는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사건은 스타벅스 충성고객들에겐 엄청난 배신으로 다가왔고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먹었다”며 “카페 트렌드도 베이커리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스타벅스도 트렌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력인 이마트(할인점) 사업이 앤데믹 상황에서 큰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대외적 상황을 우선 꼽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평균 물가가 5% 오르고 제품 원가가 많이 올랐지만 그만큼 판매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인건비‧매장 임대료는 올라 그만큼 지출이 늘었는데 수입은 크게 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려면 이제는 물건을 판매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종 교수는 “앞으로는 전체 소비의 60% 이상이 온라인으로 이뤄질 텐데 마트나 백화점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남의 장소이자 즐거움을 주는 장소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온‧오프라인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우 교수는 “과거에는 마트가 가격경쟁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가격으론 이커머스에 이길 수가 없다. 최근에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살펴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쿠팡이 와우멤버십에 쿠팡플레이 같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처럼 이마트도 물건 외에 매력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수익성 개선 및 비용구조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마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을 목표로 삼고 온·오프라인 사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신세계‧이마트‧스타벅스까지 모두 통합한 온·오프라인 멤버십을 이르면 상반기에 론칭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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