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해명 나왔는데도 논란 계속돼…논란의 중심 정해민 심경 인터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글로벌 흥행을 거둔 ‘피지컬: 100’ 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해민의 말이다. 최근 ‘피지컬: 100’은 각종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출연자의 학교 폭력 이슈도 있었고, 결승전 재경기 논란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결승전 논란 당사자인 정해민은 최근까지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정해민이 입장을 바꿨다. 2월 28일 정해민이 직접 나서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털어놨다. 정해민은 ‘피지컬: 100’ 담당 PD가 ‘거짓은 유명해질 순 있어도 결코 진실이 될 순 없다’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정해민은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결승전 당사자 가운데 1명인 내 입장을 밝힐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많은 언론이 취재 요청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야 요청에 응했다.
“내가 다 안고 가려고 했다. 내가 진 것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경륜 선수에 대한 비난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몸이 아프기까지 했다. 그래도 ‘피지컬: 100’ 프로그램이 글로벌 흥행한 마당에, 내가 조금 억울해도 나만 입 닫으면 다른 출연자들에게 피해 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의혹이 터진 것을 보고 용기를 얻게 된 측면도 있다. 결국 26일 ‘결승전 재경기는 없었다’는 제작진 해명문을 보고 내 입장을 말해야 하나 고민이 시작됐다. 그러다 28일 오전 ‘피지컬: 100’ PD가 ‘우리가 온몸을 바쳐 땀 흘렸던 지난 1년은 제가 반드시 잘 지켜내겠다. 거짓은 유명해질 순 있어도 결코 진실이 될 순 없다’는 게시물을 보고 결정했다. 내 입장에서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결승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2022년 7월 TOP5에서 1명씩 탈락해서 우승자까지 정해지는 결승 경기 4가지를 하루에 몰아서 했다. 마지막 경기가 우승자와 했던 로프 당기기다. 경기를 시작했는데 차이가 크게 났다. 모니터로 보던 형들이 3배 정도 속도 차이가 났다고 했다.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우진용 님이 손을 들었다. 경기가 중단됐고 제작진에게 ‘소리가 너무 많이 난다’며 기계 결함을 주장했다. 그렇게 제작진들이 나오게 됐다.”
―제작진들이 살펴본 기계 결과는 어땠나.
“제작진은 확인 결과 문제가 없다고 했다. 문제가 없으니까 다시 속행해야 한다고 했다. 우진용 님 항의가 있어 제작진도 로프 장력 강도를 낮춰 난이도를 쉽게 했다. 소리가 많이 난다고 해서 윤활유로 기계에 기름칠도 했다. 재개된 경기가 시작돼 비로소 끝이 보이는 순간이 왔다. ‘이제 정말 끝났다’하는 순간이 왔을 때 제작진이 경기를 중단한다고 했다. 저는 눈앞에 끝이 보이는데 또 중단한다고 해서 일단 경기를 끝내려고 계속 당겼다. 그러자 제작진이 나타나 경기를 중단하라고 소리쳤다.”
―제작진은 왜 경기를 중단했나.
“제작진은 일단 자리를 옮기라고 권유했다. 그런데 그 자리를 떠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데도 제작진이 자리를 옮기라고 권유해 쉬고 있는데 제작진이 ‘오디오 사고가 나서 방송에서 영상을 못 쓴다’고 했다. 제작진은 ‘해민 씨가 허락만 해준다면 줄을 잘라내고 다시 해주겠다’고 했고, 우진용 님도 ‘그 조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나는 계속 ‘안 된다’고 했지만 나만 허락하면 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제작진과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고,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계속 ‘힘을 다 써서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했다. 제작진은 ‘쉬는 시간을 더 가져도 좋고, 내일 해도 된다. 내가 원하는 건 다 들어주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그 수백 명을 세워 놓고 내일 다시 오라는 말이 차마 안 나오더라. 결국 다시 재경기하겠다고 했다.”
―재경기는 어떻게 진행됐나.
“재경기를 결정하고 제작진이 ‘밥 먹고 오라’고 했다. 밥맛이 없어 대기실로 나가자 모니터를 보던 사람들이 ‘줄 거의 남지 않았던데, 우승 축하한다’고 말했다. 나는 ‘아직 모르죠’라고 대답하고 혼자 기죽어 있었다. 그때는 내가 만약 끝까지 재경기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재경기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었다. ‘내가 이기면 안 됐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재입장했는데 도르래에 줄이 처음처럼 감겨 있었다. 내가 이기고 있는 만큼 줄을 잘라줬다고 했는데, 줄을 잘라줬는지는 모르겠다. 커뮤니티나 기사에는 장비 결함 얘기도 나오는데, 장비 결함인지 모르겠고 내가 힘이 떨어졌는지 결국 안 당겨지더라. 그렇게 졌다.”
―재경기하게 된 상황이 원망스러울 것 같다.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지금도 상금은 아쉽긴 하지만 미련이 있지는 않다. 그냥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려고 했다. 제작진에게도 말한 게 ‘다만 내가 왜 졌는지, 내가 힘이 빠졌을 수밖에 없는 당시 상황을 리얼리티답게 내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경기 전에는 무엇이든 들어줄 것처럼 하던 제작진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면서 ‘참가자는 편집에 관여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왔다. 갑자기 내가 재경기를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상황이 계속 생각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특히 ‘피지컬: 100’ 방송이 나가고 결승전이 다가오면서 트라우마처럼 그때 상황이 계속 떠올랐다.”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
“아버지도 경륜 선수고 나도 대를 이어 경륜 선수다. 나는 커뮤니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아예 존재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이 커뮤니티에서 경륜 선수가 하체 운동만 해서 밧줄 당기기에서 졌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걸 듣고 너무 힘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재경기가 됐고, 그때 내가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방송됐다면 나도 그렇고 경륜 선수가 비난받진 않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것처럼 나오던 제작진이 재경기 장면을 넣길 거부하면서, ‘애초에 재경기 같은 걸 받아들였으면 안 됐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뭔가.
“내가 1등을 하고 싶다거나 재경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지도 않다. 우진용 님에 대한 공격도 없었으면 한다. 우리는 경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웠고,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은 최선을 다해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다만 그날부터 지금까지 제작진에게 바란 건 하나다. 내가 왜 패배했는 지만 방송이 된다면 나는 재경기든 뭐든 다 납득하고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고 했다. 난 스포츠맨(체육인)이다. 체육인으로서도 전후 사정이 있는데 그걸 다 빼고 그냥 허무하게 진 것처럼 나오는 걸 받아들이긴 어렵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저격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이런 말을 직접 하게 됐다. 나는 후련해질 수 있지만, 나 때문에 누군가 공격 당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논란을 떠나서 ‘피지컬: 100’이 진심으로 잘 됐으면 한다. 이 프로그램 통해서 얼굴을 알리고 싶은 분들도 많을 텐데, 그분들도 다 잘되길 희망한다. 디시인사이드나 SNS(소셜미디어) 등으로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 디시인사이드라는 곳의 존재를 이번 일로 처음 알았다. 저를 응원해준 분들이 절대 피해 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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