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상호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 해제…방중 관광비자 발급과 한국행 단체여행 허용 시급
#단체관광까지 풀려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중국발 입국자의 양성률이 1월 1주 18.4%에서 2월 3주 0.6%로 떨어져 추가적인 방역 조치 완화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입국 전 PCR검사 의무와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큐코드) 입력 의무는 3월 10일까지 연장된다. 이들 조치는 PCR검사 의무 해제에 따른 영향을 확인한 뒤 평가를 거쳐 최종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말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으면서 2023년 1월 우리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와 단기비자 발급 중단, 항공기 증편 중단, 도착 공항 일원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일명 ‘비자 갈등’이 심화됐는데 최근 양국이 상호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일단락됐다. 2월 11일 우리 정부가 먼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했고, 중국도 2월 15일에 한국인의 상업 및 일반 방문을 포함한 중국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인에 대한 입국 후 PCR검사 의무가 해제되면서 여행업계는 곧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단체여행은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중국인의 해외여행에서 단체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단체관광이 재개돼야 비로소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여행을 언제 허용하느냐에 따라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업계도 살 길을 모색할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해외 단체여행이 가능한 국가는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몰디브, 스리랑카,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라오스,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스위스, 헝가리, 뉴질랜드, 피지, 쿠바, 아르헨티나 등 20개국이다. 아직 중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미국 등의 단체여행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워낙 변수가 많아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3월 6일부터 12일까지 2023년 중국전담여행사를 신규 모집한다. 서류와 현장 평가를 진행한 뒤 4월 이후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방중 관광비자는 아직
중국은 아직까지 한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검사 의무 해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발 입국 외국인에 대해서만 실시하고 있는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에 대해 방중 관광비자도 아직 발급하지 않지 않다.
다만 우리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에 방역조치를 완화한 만큼 곧 중국 정부도 상호주의에 따라 우리 국민에 대한 방역을 완화하고 관광비자 발급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3월 초에 열리는 중국 양회에서 관광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3월 말~4월 초 관광비자 발급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 국민의 중국여행 재개 시기 역시 주요 항공 노선 공급이 확대되는 4월 말 즈음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양국 여행 정상화를 위해서는 항공 증편이 최우선 과제인데 현재 주요 항공사들의 한중 노선 재개에 대한 움직임이 적극적”이라며 “단체관광과 항공편이 풀리면 중국으로 가는 골프여행 등 상용 수요부터 단기간에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여행이 정상화되면 일본으로 쏠렸던 단거리 수요도 상당 부분 중국으로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요 여행사들은 곧 쏟아질 중국 수요에 대비해 중국팀 재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 관광객 200만 명까지 회복
한편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약 20만 명이었던 중국 관광객은 올해 약 200만 명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 보고서는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밀어 올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며 중국 관광객이 100만 명 증가하면 한국의 GDP 성장률도 0.08%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인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소비하는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기준 1689달러로, 미국인 1106달러, 일본인 675달러보다 많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이전 7년 동안 방한 중국 입국자 수는 한 해 평균 564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2019년에는 602만 명에 달했다. 올해는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196만 명가량이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한 중국전담여행사 관계자는 “노동절 연휴 전후인 4월 말에서 5월 초가 중국 인바운드의 1차 회복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2022년 12월 기준 방한 외래객의 규모는 2019년 말과 비교해 약 37%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아직 중국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입국자 수의 국가별 회복률을 봐도 중국은 5.4%에 그친다. 싱가포르가 120.1%, 미국이 81.9%, 홍콩 37.8%, 일본 33.0% 회복한 것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일본도 중국 관광객 방역 완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각 지역의 관광 수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에 일본 정부 역시 3월 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본토발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코로나19 검사를 향후 무작위로 최대 20% 인원에 한해서만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 직항편 제한도 완화하면서 일본 내 주요 공항의 중국발 항공도 증편될 전망이다. 다만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확인은 아직 남아있다.
일본 관방장관은 “항공사들은 중일 직항편을 더 많이 운행할 것이며 양국 간 왕래가 원활해지고, 중국에서 오는 관광객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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