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명 국민의힘 9명 출마의사 밝혀, 정의당은 5명 모두 도전…일부에선 집안싸움 예상
민주당에선 8명이 지역구 도전 의사를 밝혔다. 광주 출신 김경만 의원은 2021년 광주 서구을 지역구에 사무실을 열고 일찌감치 표밭을 갈고 있다. 광주 서구을은 무소속 양향자 의원 지역구다. 김 의원은 2022년 7월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출사표를 냈다. 지역위원장이 지역 조직을 총괄하는 만큼 차기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다.
최혜영 의원은 2022년 7월 경기 안성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다. 경기 안성은 이규민 전 민주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후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깃발을 꽂은 지역이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경기 안성시는 의원님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민주당 의원이 없는 험지를 가겠다는 의원님의 생각이 있었다”며 “안성에서 민원의날도 열고 있고, 1월에 개소식도 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 전주을엔 양경숙 의원이 도전한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전북 출신 양 의원은 2021년부터 전주 효천사거리에 사무소를 열어 매 주말마다 지역구에서 민심을 다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에 경선을 통과한다면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과의 대결이 점쳐진다.
권인숙 의원은 구속 중인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용인갑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용인은 권 의원이 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2003~2020년)로 재직할 당시 인연이 된 곳이다. 권 의원은 지난 1월 설 연휴 때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함께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권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 사무실을 곧 열 예정이고, 곧 용인으로 이사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부 지역구에서는 ‘집안싸움’이 예상된다. 양이원영 의원이 출마하는 경기 광명을 지역구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같은 당 양기대 의원 지역구다. 양이 의원은 경기 광명을에 지역 사무실을 이미 연 상태다. 앞서 양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상의도 없었고 그냥 통보만 했다”며 “(지역구 활동에)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아 유감”이라며 양이 의원을 향한 불쾌감을 내비친 바 있다(관련 기사 결국은 공천 싸움? ‘이재명 체포동의안’ 민주당 계파갈등 터지나).
서영석 의원의 경기 부천정엔 유정주 민주당 의원이 도전한다. 부천은 유 의원이 국회 입성하기 전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설립해 근무했던 곳이다. 선거구 상한 인구를 넘어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화성에는 전용기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경기 화성은 내년 총선에서 4개 선거구(갑·을·병·정)로 확대 분구될 예정이다(현재 3개 분구). 화성을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 의원은 2022년 7월 주소지를 화성시로 옮겼다.
이수진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에 나선다. 이 의원은 서대문에 위치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간호사로 30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 지역구를 지키고 있는 4선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의겸 의원은 전북 군산 출마가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22명 비례대표 의원 중 9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전 동구에 나선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인 장철민 의원 지역구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황희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양천갑에 지역구 사무실을 열고 민심을 다잡고 있다. 서울 마포갑에는 최승재 의원이 당협위원장에 지원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노용호 의원은 민주당 허영 의원 지역구인 강원 춘천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당 텃밭인 대구 동구을에서는 집안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친유승민계 의원인 강대식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조 의원은 2022년 12월 6일 대구동구발전연구원을 개소했다. 조 의원은 팔공산국립공원 승격 등 지역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주혜 의원은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됐다. 비례대표로 입성한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지킨 지역구다. 경기 용인병에서는 서정숙 의원이 나설 것이 유력하다. 이 경우 정춘숙 민주당 의원과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서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경기도당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동대문구,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정부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허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을 점찍은 후 거주지를 옮기고 사무실도 개소했으나, 이준석 당 지도부가 해체되고 들어선 정진석 비대위 때 지역위원장에서 탈락했다. 이곳 지역위원장은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경진 전 의원이다.
정의당에서는 비례대표 의원 5명 모두 지역구 사무실을 차렸다. 강은미 의원은 김경만 민주당 비례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광주 서구을에 나선다. 김 의원이 본선에 진출한다면, 두 비례대표가 겨루게 되는 셈이다. 장혜영 의원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있는 서울 마포을, 이은주 의원은 김성환 민주당 의원의 서울 노원병에 도전장을 냈다. 류호정 의원과 배진교 의원은 각각 성남 분당, 인천 남동구에 도전한다. 다만 갑을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당내 총선 승리 전략을 먼저 정한다는 방침이다. 용 의원실 관계자는 “용 의원이 비례대표로 출마할지 지역구로 나갈지 당의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총선전략기획위원회를 설치해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출마 의사는 있으나, 지역구를 고심하고 있다.
일찌감치 지역구를 정한 의원들과 달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아직 출마할 곳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선거인단, 권리당원, 지지자들을 미리 확보해야 경선에서 유리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구를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지역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권은 해당 지역대의원대회 대의원과 지역위원회 소속 권리당원에게 있다. 권리당원의 경우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투표권을 갖는다.
하지만 지역구를 미리 점찍을 경우 비례대표로서의 의정활동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이슈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보니 지역구를 고르기가 어렵다. 지역구를 정하고 지역 활동을 하면 아무래도 지역 중심으로 의정활동이 될 수밖에 없다. 의원님께서 현재 의정활동을 더 중시하는 상황이라 아직까지는 못 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비례대표는 아무래도 당의 전략공천 한 번 받은 거니까 험지로 가는 게 맞다고 하지만, 그것도 선택의 자유가 있다. 특히 경기도는 대부분의 현역 의원이 저희 당 의원들이고, 원외 위원장님들이 계시다 보니 갈등 요인과 당 지도부 수렴 등 고려할 것이 많다”고 전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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