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라인업 확장과 블랙핑크 재계약이 관건…YG엔터 “올해 성장 드라이브 원년”
#시가총액 낮고 멀티플도 산업 평균보다 낮아
지난 3월 2일 종가 기준 YG엔터의 시가총액은 1조 729억 원이다. 하이브(7조 7331억 원)와 SM엔터(3조 477억 원)는 YG엔터보다 각각 시총이 7배, 3배 높다. JYP엔터테인먼트(JYP엔터)의 시총은 2조 7511억 원으로 YG엔터 시총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YG엔터가 경쟁사 대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못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이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YG엔터의 매출은 2021년(3556억 원)보다 10% 오른 391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66억 원으로 2021년(506억 원) 대비 7.7% 하락했다. YG엔터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4.2%, 2021년 14.2%, 지난해 11.9%로,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0.1%다.
YG엔터와 몸집이 가장 비슷한 JYP엔터는 지난해 매출 3339억 원과 영업이익 1020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2021년(1939억 원)보다 72.2%, 영업이익은 2021년(579억 원) 대비 76.2% 증가한 수치다. JYP엔터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30.6%, 2021년 29.9%, 지난해 30.5%(추정)로 3년간 30.3%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시총이 가장 높은 하이브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1조 2559억 원)보다 41.6% 증가한 1조 7780억 원, 영업이익은 2021년(1902억 원)보다 24.9% 오른 2377억 원을 기록했다. 하이브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8.3%, 2021년 15.1%, 지난해 13.4%로 3년간 평균 15.6%로 YG엔터를 웃돈다.
증권업계에서는 YG엔터의 빈약해진 아티스트 라인업을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YG엔터에는 지드래곤, 악동뮤지션, 위너, 블랙핑크, 트레저 등이 소속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블랙핑크가 회사 실적을 이끌고 있다. 빅뱅은 지난해 멤버 탑이 YG엔터를 떠난 데 이어 올해 초 태양과 대성도 소속사를 바꾸며 지드래곤만 YG엔터에 남았다. 위너는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군 입대 중이며, 아이콘은 멤버 전원이 지난해 12월 YG엔터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종속회사의 적자도 수익성 확보에 부담이 되고 있다. YG엔터가 지분 30.2%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YG플러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1402억 원, 영업이익 103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매출은 16.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3.1% 줄었다. YG플러스는 100% 지분을 보유 중인 YG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손실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YG엔터에 경쟁사보다 낮은 PER(주가수익비율) 멀티플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2월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YG엔터에 27배의 멀티플을 매겼다. 산업 적정 배수인 30배보다는 10% 할인된 수치다. 절대적 IP 개수가 국내 동종사 대비 모자란다는 이유다. 다만 블랙핑크 공연 미니멈 개런티 상승 등 보유한 IP의 질적 성장세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브는 40배, JYP엔터에는 33배의 멀티플이 부여됐다.
#신인 그룹 성과 및 블랙핑크 재계약 주목
YG엔터에는 무엇보다 ‘IP 확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티스트 라인업의 확장이 필요한 시점으로 2020년 데뷔해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트레저의 성장 속도와 2023년 데뷔 예정인 신인 걸그룹의 성과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YG엔터가 가장 최근에 출범시킨 남자 아이돌 그룹 트레저는 타 소속사 4세대 아이돌에 비하면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발매한 트레의 미니 2집 초동 판매량은 약 40만 장이었다. 지난 2월 발매한 미니 1집의 초동 판매량(53만 장)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4세대 아이돌인 아이브의 싱글 3집 초동 판매량은 92만 장, 스트레이키즈와 엔하이픈의 미니 6집과 정규 1집 초동 판매량은 80만 장을 넘었다. 올해 상반기 데뷔하는 YG엔터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도 뉴진스, 아이브 등 이미 인기를 크게 쌓은 4세대 걸그룹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블랙핑크와의 재계약 여부다. 블랙핑크는 오는 8월 YG엔터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증권가에서는 블랙핑크 재계약이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블랙핑크의 높아진 몸값이 변수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트레저가 다시 활동에 시동을 걸고 있고, 베이비몬스터도 아직 데뷔는 하지 않았지만 유튜브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달성했다. 엔터사는 MD, 콘텐츠 등 간접 매출 수익을 잘 내야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YG엔터에 새로운 모멘텀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이브의 SM엔터 인수도 YG엔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이브와 동맹 관계를 형성한 YG엔터는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에 YG엔터 소속 가수들을 참여시키고 있는데, 위버스 참여 아티스트가 SM엔터 소속 가수들까지 확장되면 위버스 플랫폼을 통한 노출도가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YG엔터 관계자는 “YG엔터는 큰 틀에서 보면 2011~2012년, 2016~2018년 계단식 수직상승을 했다. 2021년부터 명확한 회복을 보여줬고 현재 세 번째 성장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아티스트들이 컴백했으니 올해부터는 결과물로 나타날 것”이라며 “블랙핑크는 물론,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올해는 이익을 개선하고 여러 모멘텀을 토대로 멀티플을 확장하는 구간이자, 성장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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