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편집 마치고도 결승전 논란 여지 재고 안해…“정해민·우진용 만나 정식으로 사과할 것”
3월 9일 '피지컬: 100'의 장호기 PD와 김현기 CP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상암센터 골든마우스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제기된 결승전 조작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장호기 PD는 "먼저 매끄럽지 못한 녹화 진행으로 두 출연자와 참가자, 시청자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모든 갈등과 논란은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저희 제작진에게 있다"며 사과했다.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이지만 '피지컬: 100' 결승전 경기 촬영 전체 영상을 공개한다면서도 사진 및 영상 촬영을 금지했다. 그 이유에 대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특성상 모든 촬영의 원본은 넷플릭스가 소유하며 원본 저작권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제3자의 재편집에 따른 유포 문제와 최근 불거진 문제의 본질과는 또 다른 오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어 이런 방식으로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전체 영상을 공개한 것도 아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결승전 전체 촬영 영상 가운데 경기 시작부터 소음으로 인한 첫 번째 중단, 재개 직후 우진용 선수의 줄타래 장치 결함으로 인한 두 번째 중단 부분만 공개했다. 경기 시작 직후부터 한 선수의 줄타래 장치에서 코끼리 소리 같은 소음이 크게 울리기 시작했고 5분여가 지난 무렵부터는 양측 장치 모두 큰 소음이 발생해 마이크를 찬 다른 선수들의 응원소리가 묻힐 정도였다. 결국 경기 시작 후 약 10분 뒤인 오후 6시 45분경 게임이 중단됐다.
장 PD는 "이 굉음은 저희가 수차례 시뮬레이션 했을 때는 전혀 들리지 않았던 돌발상황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이런 소음이 나지 않았었기 때문에 저희가 경기의 흐름을 끊는 것보다는 지속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계속 진행하는데 소음 문제가 너무 심각해 도저히 이 촬영본을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는 기술적 판단에 따라 결국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먼저 중단을 요청했기에 우진용 선수가 먼저 손을 들고 경기를 중단시켰거나 특별한 사유 없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제작진이 개입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두루마리 휴지 같은 단순한 구조로 제작된 도르래 장치는 원격으로 난이도 조절이 불가능해 제작진이 승부 조작에 개입할 수 없고, 재개 전 선수들이 모두 장치 상황을 확인한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경기에 임했다는 것이다.
이어 경기 재개 직후의 영상을 공개하며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장 PD는 "경기 재개 후 26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오후 6시 56분 10초경 당시 우진용 선수의 줄타래 줄이 기계 외부로 흘러나오면서 줄들이 꼬여버린 돌발상황이 발생했고 기계를 모니터링하고 있던 제작진이 상황 발생과 동시에 이를 인지했다"라며 "오후 6시 56분 12초에 우진용 씨의 줄타래가 멈춰섰고 제작진은 출연자의 경기력과 무관한 돌발사고로 판단해 경기 중단을 요청했고, 이때 우진용 씨도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당시 정해민 씨는 고개를 숙인 채 경기 중이었기 때문에 이 상황을 알지 못했고, 그래서 저희가 오후 6시 56분 20초에 정해민 씨에게 알리기 위해 호각을 불었다"고 밝혔다. 실제 제작진이 공개한 경기 영상에는 우진용이 장비 결함을 눈치채고 멈췄으나 고개를 숙인 채 경기 중인 정해민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곧바로 경기 중단을 알리는 호각 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줄이 꼬여 장치 축에서 벗어난 도르래 기계 안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장 PD는 "일각에서는 당시 정해민 씨가 3배 이상 앞서 이기고 있었는데 제작진이 다시 재경기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사실이 아니"라며 "최종 결승은 무한 로프 당기기로 극한의 지구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장기전 게임이다. 따라서 두 출연자를 포함한 모든 출연자들에게 로프의 총 길이는 공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의 그 누구도 승부를 장담하지 못한다. 2차 중단 때 게임은 막 중반으로 초반에는 우진용 씨가 더 앞서기도 했다. 정해민 씨가 3배 이상 앞서고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경기 재개에 대한 협의 과정에서 제작진이 정해민을 회유 또는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두 출연자의 합의에 따른 방식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처음부터 말씀드렸고 이에 대한 녹취도 돼 있다"고 밝혔다. 장 PD는 "당시 협의에는 '피지컬: 100' 메인 PD와 총괄 PD, 넷플릭스 관계자 총 3인도 함께했다. 정해민 씨에게 수십 분 동안 재경기를 강요하지 않았고 저희 측에서는 며칠 동안 휴식 후 체력과 정신력이 완벽히 회복된 뒤에 재경기를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며 "(당일 경기 재개) 협의에 따라 두 출연자 모두 이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인정하도록 합의했고 이후 경기는 문제없이 종료됐으며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유튜버가 제기한 우진용의 준결승전 특혜에 대해서는 "허위 주장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PD는 "해당 유튜버는 준결승전 경기(고대신화 5종 경기)인 '우로보로스의 꼬리' 경기 전 출연자들이 각자 자리에서 출발하기 전 제작진이 180도 자리를 돌려 달라고 요구해 우진용에게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며 "경기 영상을 보시면 알 수 있지만 경기 시작을 알리는 호각 소리 후 180도 돌라는 제작진의 음성도 나오지 않고 실제 선수들도 본인 자리에서 그대로 뛰고 있다"고 반박했다. 분명히 허위사실로 드러난 만큼 해당 유튜버에 대해 엄중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밝히기도 했다.
영상 공개를 통한 일정 부분 해명과 반박은 있었지만 재경기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단판 경기로 이긴 것처럼 시청자들을 기만한 점, 촬영이 종료된 뒤부터 공개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승전에 대해 재고하지 않은 점, 이로 인해 선수에게 온전히 그 책임이 돌아가게 한 점에 대해서는 제작진은 여전히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미 2022년 8월 편집이 모두 종료됐지만 제작진은 결승전의 이 재경기가 논란이 될 줄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호기 PD는 "최대한 리얼하게 담아내려고 했지만 돌발 상황 등 있는 모습을 전부 보여드리지 못하게 되면서 시청자분들과 정해민 선수에게 큰 실망을 드리게 된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저희 제작진은 두 출연자분들을 찾아뵙고 정식으로 사과를 드리고 출연자와 제작진이 대화를 통해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고 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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