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이후 단 한 차례도 이상 못 느껴…4월 불펜피칭 8월 실전 복귀가 목표
플로리다에 도착한 류현진은 곧장 토론토 훈련장에서 장세홍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에서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인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를 시작했고, 플로리다 도착 후엔 강도와 거리를 늘려 롱토스 프로그램까지 소화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류현진은 이틀에 한 번씩 실외에서 롱토스를 실시한다. 거리는 40미터까지 늘렸다.
장세홍 코치의 말에 의하면 류현진의 몸 상태는 기대 이상이라고 한다. 수술 후 재활을 시작한 이래 단 한 차례도 수술 부위에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30대 중반의 선수가 받은 토미존서저리는 수술 후 회복까지 12개월에서 18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류현진 회복 속도는 굉장히 빠른 편이라 오는 8월 정도면 다시 마운드에서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류현진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총 네 차례의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첫 번째 수술은 인천 동산고 재학 중일 때로 2004년 4월 토미존서저리였다. 1년 동안 재활을 거듭했던 그는 2006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돼 프로에 입성했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5년 5월에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 후 건강한 몸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확률이 7%밖에 되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우려의 시선을 딛고 다저스 선발투수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2016년 7월에는 팔꿈치 건염으로 한 경기만 소화한 채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덕분에 2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재기에 나선 류현진은 2019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불굴의 의지를 선보였고, 그해 겨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자유선수(FA)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6년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올라 두 번째 토미존서저리를 받았다.
수술 직후만 해도 류현진을 향한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2023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의 4년 계약이 종료되는 데다 4차례의 수술 이력이 있는 30대 중반의 투수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메이저리그 팀이 나타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이런 현실을 류현진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류현진은 수술 직후 이를 악물고 재활에 나섰고, 주위의 평가나 시선, 말들에 일체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훈련에만 몰두했다.
3월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위치한 토론토 블루제이스 훈련장에서 롱토스 훈련을 하러 외부로 나온 류현진을 만날 수 있었다. 살짝 웨이브를 넣은 헤어스타일의 류현진 얼굴은 건강함 그 자체였다. 장세홍 코치는 류현진이 2개월가량 15파운드(약 6.8kg)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한층 날렵해진 턱선과 체형이 눈에 띄었다.
류현진이 롱토스하는 모습은 수술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점차 거리를 늘려 길게 공을 던졌고, 40미터 정도의 거리에서도 공이 힘있게 날아왔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통역을 돕는 박준성 씨가 류현진이 공을 던질 때마다 스피드건으로 구속을 재는 장면이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몸 상태가 좋다고 해서 공을 세게 던질까봐 스피드건을 재며 구속이 늘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즉 지금은 구속 제한을 둬야 하는 시기이고, 4월 불펜피칭을 시작하기 전에는 조금씩 구속을 늘려서 롱토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류현진과 토론토에서 3년째 동고동락 중인 장세홍 코치는 류현진의 재활 과정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의견을 나타냈다.
“지금은 정말 안정적으로 재활이 잘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마냥 안정적으로만 갈 수는 없다. 후반기 등판을 위해선 지금부터가 진짜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4월에는 불펜피칭을 시작해야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장 코치는 병원에서 처방해준 프로그램대로 잘하고 있지만 그건 너무 안정적인 스케줄이라 구단에서 조금씩 조절하며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류현진의 팔 상태가 아주 좋다. 물론 안정적인 걸 앞세운다면 재활 기간을 더 길게 가져가야겠지만 지금은 그 이상의 몸 상태라 조금은 공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2주 정도 상태를 보고 4월 불펜피칭 계획을 잡으려고 한다.”
장 코치는 “지금까지의 지루한 싸움은 지났고, 이제 예민한 시기가 다가온다”는 말로 류현진의 복귀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류현진의 롱토스 프로그램을 소화할 때마다 구단 트레이닝 파트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류현진의 몸 상태를 체크하며 선수와 대화를 이어갔다.
현재 류현진의 복귀 시점은 8월이다. 토론토 구단은 후반기에 류현진이 복귀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계약 마지막 해이긴 하지만 지금은 계약 종료 여부보다 류현진의 건강함이 필요하다. 류현진 또한 올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가 열정적으로 재활에 매진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플로리다=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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