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할리우드가 양자경(양쯔충)을 재발견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이 해낸 또 하나의 성과가 있다. 배우의 길을 떠났던 배우를 20여 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만든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제95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자 키 호이 콴이다.
키 호이 콴은 엄청난 유명 스타였다. 1984년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2 마궁의 사원’에 아역 배우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사진=‘인디아나 존스2 마궁의 사원’ 홍보 스틸 컷사실 그는 엄청난 유명 스타였다. 1984년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2 마궁의 사원’에 아역 배우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흥행했고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끈 영화인 터라 아역배우 시절 키 호이 콴의 모습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하고 ‘오멘’ ‘슈퍼맨’ 등의 리처드 도너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구니스’에도 출연했다.
그렇지만 베트남계 화교 출신 배우가 할리우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 역시 할리우드 유리천장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 1980년대와 1990년대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2002년 홍콩 영화 ‘무한부활’ 이후 배우 활동을 중단한다. 이후 영화 제작과 무술지도, 조감독 등을 맡으며 영화 관련 일을 꾸준히 해왔지만 더 이상 배우는 아니었다.
이런 키 호이 콴에게 2018년 개봉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새로운 자극이 됐다.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을 보며 배우로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된 그는 오디션에 합격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합류한다. 이후 뉴욕비평가협회상, 골든글로브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등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휩쓴 키 호이 콴은 결국 오스카까지 거머쥐었다.
6월 공개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로키 시즌 2’에 주요 캐릭터로 캐스팅되는 등 키 호이 콴은 이제 20여 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키 호이 콴은 수상소감으로 “저의 여행은 작은 보트에서 시작됐다. 난민캠프에서 시작돼 여기 할리우드 가장 큰 무대에서 끝났다”며 “이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키 호이 콴은 1971년 베트남 호찌민(당시 이름 사이공)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베트남 전쟁으로 난민이 돼 1978년 보트를 타고 홍콩 난민 캠프로 와서 살다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른바 '보트피플'이다.
무대에 오른 키 호이 콴은 수상소감으로 “엄마가 84세로 집에서 시상식을 보고 있다”며 “엄마, 저 아카데미상 받았어요!”라며 감격스럽게 외쳤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키 호이 콴은 “저의 여행은 작은 보트에서 시작됐다. 난민캠프에서 시작돼 여기 할리우드 가장 큰 무대에서 끝났다”며 “이것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