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말 경주는 수득상금이 부족한 마방들이 전력투구로 총력전을 펼친다. 따라서 경주 편성 및 기승 기수, 마필 상태 등을 더욱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처음 들여다볼 마필은 22조 마방의 국내산 2세 암말인 ‘시종일여’다. 지난 5월 4일 레드룩(국4군) 위닝맨(국2군) 개마무사(국3군) 등 상위군 경주마들과 함께 뛴 주행조교심사(건조주로)에서 만만치 않은 탄력과 근성을 보여준 신예마다. 2번 게이트에서 53㎏ 부중으로 문세영 기수가 말몰이에 나섰는데, 초반에 밀며 선두권에 나선 뒤 약간 제어하며 내측 선입권에서 경주를 전개했다(S-1F, 14.3). 이후 직선주로에 들어선 뒤 별다른 추진동작 없이 달리다가 중도에 한 차례 채찍을 댄 이후 거의 잡고 올라와 4위로 도착했다.
라스트 화롱(결승선 직전 마지막 200m) 기록이 13.9로 평범한 편이었고 주파기록도 1분 05.5초로 무난해 보였으나 당시 나란히 2위와 3위를 기록한 상위군 마필 위닝맨과 개마무사의 주파기록(1분 05.1초)과 불과 0.4초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이었다. 특히 직선주로에서 거의 독려하지 않고 달렸다는 점과 상위군 마필들 곁에서 달리면서도 끝까지 근성과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마필이다. 순발력과 스피드를 고루 갖춘 혈통우수마인 포리스트캠프의 자마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살펴볼 마필은 20조 마방의 국내산 2세 거세마인 아침이. 지난 5월 11일 주행조교심사(건조주로)에서 자질과 잠재능력을 드러낸 신마다. 7번 게이트에서 53㎏ 부중으로 장추열 기수가 기승했는데, 발주도 괜찮았고 약간 밀며 외곽 선두권(S-1F, 14.0)에 나선 뒤 약간 제어하며 4코너까지 외곽에서 선입전개를 펼쳤다. 이후 직선주로에서 별다른 추진 없이 잡고만 올라오는데도 1위를 기록했고, 뒷걸음 또한 끝까지 살아 있는 모습이었다. 주파기록은 1분 04.9초로 괜찮았고, 라스트 화롱 기록도 13.7로 양호한 편으로 전반적으로 여유 있는 걸음을 보여줬다.
체구가 작지만 스피드와 순발력을 겸비한 마필로 섭식과 조교를 충실히 해준다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부마는 미국 경마에서 7전을 치러 4승과 2위 2회의 준수한 성적을 남긴 홀리로만엠페러로 평균 우승거리는 1248m다.
34조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 인천탱크도 앞으로 주시해볼 만한 신예마다. 지난 5월 11일 앞서 언급한 아침이와 함께 주행조교심사를 치렀는데 주파기록(1분 05.6초)과 라스트 화롱 기록(14.0)은 무난했지만 탄력을 붙였을 때의 중반 가속도가 꽤 좋았던 마필이다.
54㎏ 부중으로 2번 게이트에서 조경호 기수가 말몰이를 했는데 발주 이후 다소 주춤하며 늦발을 했고 초반까지 순발력이 부족한 듯 둔탁한 모습이었다(S-1F, 15.7). 하지만 강하게 밀며 탄력을 붙인 이후에는 앞서 있던 말들을 차례로 제칠 정도로 가속도가 양호했고, 직선주로에서도 약하게 채근을 하긴 했으나 걸음에 여력이 있는 모습이었다.
510㎏대의 우람한 체구에서 나오는 파워감과 주폭이 괜찮아 향후 출발연습 등으로 스타트와 순발력만 보강하면 우수한 성적을 낼 만한 자질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경마 중거리 및 단거리 경주에서 6전 3승의 기록을 남긴 타피트(평균 우승거리 1700m)의 자마다.
24조 마방의 3세 수말 나노에이스의 경우엔 현재보다는 미래가 기대되는 신마다. 지난 3월 23일 주행조교심사(양호주로)에서 금아챔프(국1군), 라온성(국3군), 라피존(국5군) 등 상위군 마필들과 함께 뛰어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선두권과 착차가 크기는 했지만 잠재력이 엿보이는 레이스를 펼쳤다. 당시 54㎏ 부중으로 6번 게이트에서 윤영민 기수가 기승했는데 발주 이후 주춤하며 맨후미에서 경주를 전개했다(S-1F, 16.1). 이후 강하게 밀며 올라와 직선주로에서도 어느 정도 추진을 하긴 했으나 1분 04.9초의 비교적 괜찮은 주파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라스트 화롱 기록은 12.9로 꽤 좋은 편이었고 결승선 통과 이후에도 더욱 걸음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늦발’한 전례가 있고 아직 덜 여문 탓에 당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으나 516㎏의 당당한 체구에 뒷걸음이 좋아 향후 조교를 충실히 하고 스타트만 보강한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1일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오른 앞다리 구절염으로 인해 ‘출발제외’된 뒤 전력을 재정비하며 ‘진짜’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다. 부마는 미국 경마에서 17전 9승의 우수한 기록을 남긴 피코센트럴(평균 우승거리 1296m)이다.
이장수 프리랜서
과거와 달리 끈끈한 질주
이번 주에 ‘복병마’로 꼽은 마필은 3조 마방의 국6군 4세 암말인 환희바람. 8전을 치르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으나 지난 4월 14일 국5군 1400m 경주에 ‘점핑출주’해 이변의 주인공이 될 뻔했던 마필이다. 당시 53㎏ 부중으로 10번 게이트에서 박상우 기수가 말몰이에 나섰는데 줄곧 중상위권에서 선입 전개를 펼치며 1분 30.2초의 기록으로 4위에 진입했다. 편성이 약한 편이긴 했으나 3위 마필인 필드러너와 1마신 차밖에 나지 않았고, 라스트 화롱 기록도 13.1로 양호했다. 무엇보다도 경주 내내 과거와는 달리 끈끈해진 걸음을 선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11조 마방에서 5월 초에 소속 마방이 바뀐 뒤 전력을 재정비 중인데 향후 적당한 편성을 만나 출주한다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 입상권에 도전할 수 있을 듯하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 과천벌을 달리며 복승률 75%의 우수한 성적을 남겼던 고려방의 자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