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홈시스·쿠쿠홀딩스 수익성 악화에 고배당 부담…쿠쿠 “증여세? 개인 정보라 답변 불가”
#수익성 나란히 감소한 쿠쿠그룹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쿠쿠홈시스의 매출은 2021년 대비 11.1% 증가한 938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1641억 원에서 1199억 원으로 2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311억 원에서 1146억 원으로 12.6% 줄었다.
지주사인 쿠쿠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 6851억 원에서 7556억 원으로 1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70억 원에서 879억 원으로 17.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보다 9.8% 줄어든 1167억 원을 기록했다. 쿠쿠홀딩스의 100% 종속회사인 쿠쿠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 대비 9.6% 증가한 7024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이 22.5% 감소한 800억 원을 기록했다. 쿠쿠전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21년보다 17.6% 줄어든 676억 원이다.
쿠쿠홈시스와 쿠쿠홀딩스의 외형이 커진 점은 긍정적이다. 쿠쿠홈시스의 국내 매출액은 5256억 원에서 6044억 원으로 15% 올랐고, 수출액은 3187억 원에서 3337억 원으로 5% 상승했다. 쿠쿠전자를 거느리는 쿠쿠홀딩스는 밥솥 판매 매출 증가에 힘입어 국내 매출액이 2021년 5779억 원에서 지난해 6049억 원으로 5% 뛰었다. 같은 기간 수출액도 1072억 원에서 41% 오른 1508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물가 상승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정수기, 공기청정기 제품에 사용되는 필터, 워터탱크 등의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판관비로도 2021년보다 10% 오른 56억 원을 썼다. 운반비, 광고선전비, 판매수수료, 대손상각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쿠쿠홀딩스의 경우 지배회사인 쿠쿠전자에서 영위하는 사업과 관련 있는 전기밥솥 부품 가격이 소폭 올랐다. 쿠쿠홀딩스의 지난해 판관비는 2021년보다 12% 오른 1888억 원이었다.
#배당 확대 여부 주목되는 까닭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의 증여세 납부를 위해서라도 쿠쿠홈시스와 쿠쿠홀딩스가 올해 ‘폭탄배당’을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해 8월 구자신 쿠쿠홀딩스 회장은 본인의 지분 전량인 쿠쿠홀딩스 지분 2.75%(97만 8525주)와 쿠쿠홈시스 지분 3.98%(89만 2270주)를 장남인 구본학 쿠쿠홀딩스‧쿠쿠홈시스 대표에게 증여했다. 구자신 회장의 차남 구본진 제니스 대표도 본인의 쿠쿠홀딩스 지분 3.15%(111만 9450주)와 쿠쿠홈시스 지분 4.21%(94만 4910주)를 자신의 장남인 구경모 씨에게 증여했다. 구본학 대표를 중심으로 한 2세 체계가 완성됐고, 3세 승계 작업도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지분 증여에 따라 구본학 대표 등이 내야 할 증여세는 4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여세의 증여재산가액은 주식을 증여한 시점의 전후 2개월씩 4개월간 평균주가로 산출된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지난해 7~10월의 평균주가는 각각 1만 6600원, 2만 9500원이었다. 대략 구본학 대표가 증여받은 주식의 지분가치는 420억 원, 구경모 씨에게 증여된 주식의 지분가치는 460억 원이 넘는다. 과세표준 30억 원이 넘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증여세 최고세율에 해당하는 50%의 세금을 내야 한다. 증여세 연부연납을 할 경우 최대 5년에 걸쳐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
두 회사가 배당을 늘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어온 배경이다. 현재 구본학 대표는 쿠쿠홀딩스 지분 45.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쿠쿠홈시스 지분은 20.53%를 보유해 쿠쿠홀딩스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구경모 씨는 쿠쿠홀딩스 지분 3.15%, 쿠쿠홈시스 지분 4.21%를 갖고 있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경우 2020년과 비교해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늘었으나 배당성향은 오히려 낮아졌다. 쿠쿠홀딩스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주당 3300원(2021년 5:1 액면분할 적용 시 660원), 700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연결 기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은 2020년 19.22%였으나 2021년에는 15.02%로 감소했다. 쿠쿠홈시스는 2020년엔 주당 600원, 2021년엔 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2020년 20.44%에서 2021년 12.78%로 줄었다.
올해 배당 확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배당을 주주 달래기용으로 활용하는 등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예년보다 실적이 하락하면 중‧장기적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보고 폭탄 배당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속세 납부를 목적으로 배당을 확대하더라도 주주들은 보유주식에 비례한 배당을 받아 환영할 것 같다. 다만 이익창출 대비 합당한 배당이 이뤄지는지가 쟁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쿠쿠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성과 관련해서는) 전자업계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가전 시장이 침체하는 상황이 반영됐다. 다만 국내와 해외를 중심으로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상품 라인업 다각화, 유통망 강화 등을 통해 시장 확대 전략을 짜고 있다. 주로 4분기에는 1~3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낮게 나온다. 비수기와 성수기의 차이”라며 “배당 내용은 공시 전이라 답변이 어렵다. (증여세 납부 여부와 마련 계획 등은) 개인 정보라 회사의 공식적 답변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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